기숙사 겨울 난방온도 22도? 경기대 vs 서희건설 싸움에 학생들만 ‘덜덜’

입력 2016-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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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드림타워 투시도(출처=경기드림타워 페이스북)

수도권의 한 대학교 민자기숙사를 놓고 건설사와 대학교가 대립하면서 애꿎은 기숙사생들이 피해를 입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자기숙사를 짓고 운영을 맡고 있는 건설사는 기숙사 운영으로 인한 적자폭을 감당할 수 없어 겨울철 실내온도를 낮추고 정수기 및 무인택배 시스템 등의 제공을 철회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9일 교육·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대학교의 민자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를 시공·운영 중인 서희건설은 이달부터 시작되는 2학기 기숙사생 모집에 기숙사비 11% 인상과 동절기 난방 온도를 기존 28도에서 22도로 내리는 등의 내용이 담긴 운영 변경을 알렸다. 이외에 온수 역시 남녀동과 공용부 설정온도가 40도에서 30도로 내렸으며 정수기와 무인택배 등의 기타서비스는 중단됐다.

이미 오래전부터 서희건설과 경기대학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희건설이 운영방침을 변경한 것이다. 다만 갑작스러운 운영변경에 대해 기숙사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20여만원 오른 기숙사비를 감당하며 서비스는 되레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경기대학교 박모 학생은 “개강이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기숙사 입사합격여부도 알려주지 않는 등 운영이 상당히 미흡했다”며 “물도 안주는 기숙사는 처음 본데다 심지어 20만원 가까이 오르다보니 기숙사생들을 우롱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희건설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운영방침을 바꾼 이유는 5년간 지속된 적자로 인해 누적 적자규모가 16억 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 건설사는 지난 2007년 기숙사 건립과 관련해 BTO(민간투자) 방식으로 경기대로부터 일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실시협약을 체결, 건설 및 운영을 위탁관리하는 형태의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2010년 실시협약 체결시 계약서 조항을 수정하면서 당초 수익보전 기준율이 입주율 80%에서 64%로 변경되면서 적자늪에 빠진 것이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최초계약은 당연히 건설사측이 수익이 나는 구조로 계약이 됐었다”며 “하지만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구조를 산출하는 과정 착오가 생겼고 이 부분을 조정해줄 것으로 학교측에 꾸준히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대학교 측은 학생을 볼모로 잡는 행태라며 서희건설에 날 선 비난을 하고 있다.

경기대학교 관계자는 “서희건설 측에서 적자가 난다고 주장해 기숙사비를 매년 3%씩 올리며 학교 몫으로 배정된 기숙사 편의점 및 세탁소 등의 수익금도 받은 적이 없다”며 “학교 측에 자신들의 요구(수익률 조정)를 받아들여지게 하기 위해 겨울철 난방온도를 22도로 제한하는 등의 행동 자체가 상식 밖”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대학교는 서희건설을 대상으로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립구도로 흐르면서 결국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현재 기숙사생들은 물을 마시기 위해 1층까지 내려와야 하고 매서운 추위가 예상되는 겨울 역시 난방 온도 최고 22도인 방 안에서 견뎌야 할 형편이다.

경기대학교 김모 학생은 “학교 측에서 난방과 온수에 대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손해 보고 있는 건 학생뿐이라는 사실에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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