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속 세상읽기] 가을 하늘 뒤덮은 미세먼지, 중국서 단체로 고등어 굽나요?

입력 2016-09-0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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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했던 가을 하늘이 미세먼지로 뒤덮였어. 창문 너머로 계절의 오감을 지켜보는 건 삼복 때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된다는 백로(白露)도 지났는데, 언제까지 콘크리트 벽 속에 갇혀 지내야 하는 걸까? SNS 속 세상에도 아우성이 가득해. 뚜렷한 대책도 없이 고등어(?)와 경유차 탓만 하는 정부가 미운가 봐.

“G20 정상회담 끝나자마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졌네.”(트위터 아이디 dsuh****) “중국발(發) 미세먼지인데 정부는 경유차와 고등어 탓만 한다.”(트위터 아이디 astl****)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이야. 각종 암은 물론 심혈관ㆍ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로도 불리지. 최근에는 오래 노출될수록 우울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어.

한반도를 서서히 뒤덮고 있는 죽음의 공포가 얼마나 심각한 줄 아니? 한국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9.1㎍/㎥인데, 공기가 가장 깨끗한 호주(5.9㎍/㎥)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아. 잘 먹고 잘사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환경 문제를 등한시한 대가지.

사람들이 답답해하는 건 정부의 태도야. 미세먼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윗분(?)들이 내놓은 대책은 여전히 제자리거든. 고등어 탓하다 혼쭐난 정부가 내년도 관련 예산(대기)을 38%나 증액ㆍ편성하면서 의지를 보였지만,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어. 주범을 잡아달라는 거야.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말이야.

‘G20 블루 효과’라고 들어봤니? 이달 초 중국 항저우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신기하게 그 기간 한반도의 하늘이 맑았어. 중국 정부의 저감 정책이 어제(7일)까지였다는 점에서 직접적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항저우 인근 공장이 가동을 멈추고, 시민들이 휴가를 떠나니 한반도 하늘이 맑아지네’라는 생각이 들 만도 하지. G20 정상회담을 매년 중국에서 열면 안 되냐는 유저들의 하소연도 이해될 만큼 말이야.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인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영향이 큰 만큼, 주변국과의 환경협력을 구체적으로 강화해나가겠습니다.”(황교안 국무총리, 6월 3일 장관회의에서)

그런데 정부는 아직 중국과 대책을 논의하는 게 껄끄러운가 봐. 황 총리의 약속에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그 단어, 중국이 빠져 있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때문에 미세먼지 논의가 또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닐까? 집에 가는 길에 식약처가 인증한 초미세먼지용 마스크나 사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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