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관심이 이달 말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비공식 회동에 쏠려 있다. 이 회동에서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가 최종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서 OPEC 회원국들이 감산과 같은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망했다. 이들 OPEC 회원국은 유가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재정 수입을 늘리기를 원하지만, 북미의 셰일유 생산이 늘어날 수 있을 정도의 가격 상승은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날 모하메드 바킨도 OPEC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OPEC의 다른 회원국들이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선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이란을 포함해 OPEC 회원국들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오르길 희망했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희망 가격 범위를 대폭 낮췄다. 이들은 50~60달러라는 희망 유가 범위가 현재 시세보다는 높지만 미국과 같은 경쟁 산유국이 생산을 늘리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 선으로 보고 있다. 즉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게 되면 미국 에너지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해 유가가 그 이상으로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WSJ는 지적했다. 실제로 알제리 정부도 원유 목표가로 70달러를 제시했다가 최근 배럴당 50~60달러로 낮춰 제시했다. 이 때문에 OPEC이 생산을 감축하면서까지 유가를 끌어올리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들은 올해 초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 밑으로 추락하자 생산량을 줄였다. 그러나 올여름 유가가 반등하자 생산량을 다시 늘리기 시작했다. 원유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8월 중순까지 미국의 원유 시추기는 매주 평균 8개가 늘어났다. 미국 셰일업체들은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려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스위스 원유시장 컨설턴트인 올리버 제이콥은 전날 투자 보고서에서 “OPEC은 60달러 이상의 유가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유가가 60달러 이상 오르면 과잉공급을 불러와 유가가 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과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에서 회담하고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