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7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아이폰, 이른바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가 없어질 것이란 관측이 고조되고 있다. 이 전망대로라면 현재 케이블형 이어폰 사용자들은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7일 WSJ에 따르면 아이폰7은 이어폰이 같이 제공되지만 종전과 달라진 건 충전용 라이트닝 단자에 꽂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이폰7을 구입하는 사람은 그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블루투스(근거리무선통신규격) 대응 이어폰을 사용하거나 애플이 조만간 출시할 라이트닝 단자를 이어폰 잭으로 변환하는 어댑터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애플 제품 사용자는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하고 불만도 새어나올 게 뻔하다.
WSJ는 이처럼 하드웨어적인 변화로 애플이 고객들에 민폐를 끼친 게 처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어폰은 더욱 그렇다는 것. 지난 2010년에도 애플은 새로운 단자 채용과 폐지를 반복해 고객들의 불만을 샀다.
2008년,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는 단상에 올라 ‘맥북에어’를 공중에 매달았다. 맥북에어는 얇은 봉투에 들어갈 정도로 얇은 노트북인데, 그처럼 얇은 두께를 실현할 수 있었던 건 광학 드라이브를 없앤 덕분이었다. 문제는 그 때문에 CD나 DVD에 의존하고 있던 사람들은 외부 ‘슈퍼 드라이브’를 일부러 구입해야 했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를 발표했을 때도 혼란을 초래했다. 음악 재생장치 ‘아이팟’에 탑재해 큰 주목을 받아, 초대 모델부터 5대째 아이폰까지 채용됐던 30핀 단자를 없앤 것이다. 라이트닝 단자의 등장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아이팟·아이폰용 독 커넥터 업계는 쇠퇴했었다. 사용자들이 따로 돈을 주고 어댑터를 구입하지 않은 영향이다. 당시 애플은 라이트닝 단자에 대해, 빠르고 소형이라 공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단말기를 슬림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자의 상하 구분이 필요없어 이전의 30핀 단자보다 연결이 쉽고 파손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WSJ는 대부분의 독 제조업체가 라이트닝 단자를 피하고 블루투스를 통한 연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블루투스는 애플의 라이트닝처럼 독점 사양이 아닌데다 아이폰보다 세계적으로 잘 팔리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와도 호환이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 애플의 맥도 혼란이 끊임없었다. 2015년에 애플은 맥북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해 디자인을 쇄신, 그때까지 사용하던 단자를 모두 없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어폰 만은 여전히 남겨졌다. 새롭게 채용된 것은 ‘USB-C’. 이는 하나의 단자로 전원과 모니터, 하드 드라이브를 연결할 수 있다. 이 모두를 동시에 연결하려면 어댑터를 사용한다. 당시 이 진화한 USB 플러그를 아는 고객은 거의 없었지만 어댑터 및 스플리터 허브 산업이 순식간에 형성됐다.
이러한 애플의 변덕은 매번 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신형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구입하는 데에 수백 달러 혹은 수천 달러를 들여 새로운 부속품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 정품 어댑터와 케이블은 일반적으로 10~80달러에 판매된다. 이보다 다소 저렴한 비순정 액세서리가 곧바로 출시되는 것도 아니어서 사용자들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애플이 어댑터를 새로 판다고 해서 큰 이익을 보는 것도 아니다.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인 ‘애플워치’나 콘텐츠 유통 단말기 ‘애플 TV’, 헤드폰 ‘비츠’ 등 액세서리를 포함한 ‘기타 제품’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다만 WSJ는 지금까지 애플 고객의 불만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됐다며 이는 애플의 정책 전환이 나중에서야 현명한 선택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