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 위안화 하락 압박 커져
최근 안정세를 보였던 위안화 가치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파생상품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하락에 베팅에 나서는 움직임 보이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위안화 약세에 대한 베팅 조짐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달러대비 위안화 약세 회피 비용을 뜻하는 위안화 3개월물 내재변동성이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역내시장 위안화 환율도 8월에만 0.6% 올랐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홍콩 소재의 미즈호은행 켄 청 전략가는 G20 정상회의 이후 위안화 약세를 전망하는 숏 포지션이 이미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9년여 만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줄곧 동결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9월 주요 20개국(G20) 회의 주최를 앞두고 위안화 안정화에 힘쓸 것이라는 관측이 맞물리면서 최근 위안화 환율은 안정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주 재닛 옐런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이 연내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게 됐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당장 내달 연준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42%로 점치고 있다. 연말까지 인상할 가능성은 65%로 보고 있다.
데니스 탄 바클레이스 외환 전략가는 “달러 강세에 따른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면서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추가 절하를 예상할 것이고 이에 따른 자본 유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내달 초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위안화 약세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스코티아뱅크의 가오치 전략가는 “다음 주 G20이 끝나고 나면 시장은 인민은행이 어느 정도 위안화 절하를 용인할지 시험해보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은 G20 기간에 위안화가 너무 많이 움직여 논의의 주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는 지난해 8월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깜짝 절하한 이후로 끊임없이 하락 베팅 압력에 시달려왔다. 급기야 올해 1~2월에는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조지 소로스가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