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의 수요가 늘면서 LPG 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지만,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가스는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1조5995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511억 원)보다 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21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645억 원으로 급증해 무려 204%나 급성장했다. E1은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매출액은 1조64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했다.
LPG 업계는 2010년 감소세로 돌아선 뒤 5년 연속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오면서 고전해왔다. 그러다 최근 국제 LPG가격이 하향안정세를 나타내면서 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납사) 대신 LPG를 사용하는 곳이 늘어 석유화학용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해 실적 반등했다.
그러나 업계는 오랜만에 실적이 반등 했음에도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주요소비처 부문의 수요 이탈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LPG 소비를 용도별로 분석한 한국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석유화학용의 수요는 129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60만8000톤) 대비 무려 113.3%나 급증했지만, 반면 최대 수요처인 수송용 부탄 수요는 총 172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181만3000톤) 대비 5%나 줄었다.
특히 LPG 차량의 수요가 줄면서 수송용 LPG 사용량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 말 241만 대였던 LPG차량이 올해 6월 223만4000대로 약 20만 대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휘발유 차량 등록 대수가 948만 대에서 1015만 대로, 경유 차량 등록대수가 739만 대에서 895만 대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소비처인 수송용 부분이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이번에 석유화학용 부문이 늘긴 했지만 나프타와의 가격 변동폭에 따라 수요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사실상 앞으로도 계속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며 “기초체력은 없는 상황에서 부가적인 부분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잘 나온 것이기 때문에 업계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