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제조 기술 탈출하자” 중국, 300억 달러 벤처캐피털펀드 만든다

입력 2016-08-1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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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낙후된 제조업 기술 향상을 목표로 300억 달러(약 33조315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출범시킨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300억 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해 중국 대형은행과 국영기업 등을 중심으로 산업 효율화를 촉진하는 기술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10년 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진행했던 프로그램과 성격이 비슷하다. 테마섹은 1970년대 국영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자 비슷한 사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 출범하는 벤처캐피털이 중국 국영기업 개혁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센 지앙광 미즈호증권 선임 아시아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벤처캐피털펀드는 테마섹 모델과 유사하다”면서 “일종의 부양책으로도 볼 수 있지만, 경제 시스템에 직접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유동성 공급은 자칫 부동산이나 금융회사에만 집중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펀드는 기업을 선별해 선택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급과잉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국영기업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영기업 개혁은 핵심 경제 재활성화 정책 중 하나였으나 그간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더디게 진행되는 등 악순환을 겪었다. 급기야 지난 6월 중국 중앙정부는 고정자산투자가 16년래 최저치를 기록하자 국영기업들에 자본지출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벤처캐피털펀드를 통한 투자와 관련해 투자 대상 기업의 자율성을 얼마나 보장하느냐다. 테마섹은 국영기업 개혁 당시, 투자 기업의 경영 개입을 최소화하며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했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 운영 방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는 지적이다. 그간 중국 정부는 이러한 투자 모델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해왔다. 투자 대상 기업의 자율성이 강조되면 국영기업에 대한 통제력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미 국영기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싱가포르식 국영기업 개혁 투자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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