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스포츠 용품 업체인 독일 아디다스가 로봇이 운동화를 생산하는 ‘스피드팩토리’를 미국에서도 짓기로 했다. 이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유행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유력한 라이벌인 미국 나이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디다스는 10일(현지시간) 2017년 후반부터 미국에서 로봇에 의한 신발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정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미국 공장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건설하고 공장 면적은 약 7만4000평방피트(약 6900㎡)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본사에서 가까운 독일 바이에른 주 안스바흐에 계획한 첫 번째 스피드팩토리(4600㎡)보다 50% 큰 규모다.
앞서 아디다스는 독일 바이에른 주 안스바흐에 스피드팩토리를 짓고 내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아디다스는 지난 30년간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한 아시아에서 신발들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아시아의 인건비가 오르는 가운데 로봇을 도입하면 인건비가 높은 독일에서도 소수의 인원으로 24시간 생산 체제가 가능해진다고 보고, 독일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시장 규모가 크고 유행에 민감한 선진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3D 프린터 등 첨단 기술이 보급되고 있는 것도 이런 결정을 하는데 일조했다.
아디다스는 미국에서는 우선 내년에 5만 컬레의 신발을 생산해보고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원래 운동화라는 게 용도와 색상, 사이즈가 다양해 재고가 쌓이기 쉽지만, 매장에서 인기있는 상품 정보를 신속하게 파악하면 수요에 바로 부응할 수 있어 소량 생산과 유행의 변화에도 바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현재 아시아에서 생산해 운송하는 기간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 현장은 무인 시스템으로 돌아가지만 관리 및 물류 부문 등에서 16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아디다스의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16%. 북미는 나이키가 장악하고 있으며, 언더아머 등 신흥 기업들까지 부상하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건 아디다스의 최근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디다스는 미국에서의 로봇 생산 시기를 앞당겨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서두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