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격적으로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지급을 강행한 데 대해 보건복지부가 3일 시정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향후 사업 진행을 중단시키는 직권취소 방침을 밝히고 있어 청년수당의 환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달 4∼15일 청년수당 신청자에 대한 정성ㆍ정량 평가를 거쳐 대상자 3000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시는 지급 대상자 가운데 청년수당 약정서에 동의한 2831명에게 활동지원금을 우선 지급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 사업 강행에 복지부는 즉각 청년수당 집행을 정지하라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서울시장은 처분을 즉시 취소하고 시정명령 이행 결과를 4일 오전 9시까지 복지부에 보고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은 169조는 "지자체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면 복지부 장관이 그 지자체장에 서면으로 시정할 것을 명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이를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청년수당 제도는 서울에 1년 이상 거주(주민등록 기준)한 만19∼29세 중 주당 근무시간 30시간 미만인 청년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주는 제도다.
청년수당 반납 여부를 놓고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는 복지부의 조치나 대법원의 판단 등과 관계없이 이미 지급한 수당에 대해 청년들에게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환수 대상 자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복지부는 부당이득인 만큼 직권취소 조처를 내리면 서울시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해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복지부는 "청년들에 대한 현금 지원은 실업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도 아니고 도덕적 해이 같은 부작용만 일으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시는 복지부가 직권취소 처분을 할 경우 대법원에 제소하고 직권취소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이 내려지는 순간 청년수당 지급을 중단해야 하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야 해당 사업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이라면 다음 달부터 청년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지만, 만약 청년들이 수당을 다시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강완구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국장은 "직권취소 처분을 하게 되면 법률행위(수당 지급)는 원천무효가 된다"며 "당연히 서울시에서 받은 수당이 부당이득이니 환수 대상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국장은 "직권취소를 하면 서울시가 환수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울시에 환수라하고 하기는 쉽지 않지만, 환수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