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글로벌 시총 명암…애플 울고, J&J 웃고

입력 2016-07-05 08:31수정 2016-07-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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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민감주 ↓·경기방어주 ↑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 명운이 뚜렷하게 갈렸다.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경기 변동에 민감한 정보·기술(IT) 및 금융주의 시가총액은 감소한 반면, 생활용품과 통신주 등 이른바 경기방어주들은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거래소연맹(WFE)와 MSCI올컨트리지수를 집계한 결과, 전 세계 상장기업 전체의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66조 달러(약 7경5761조원)였다고 전했다. 이는 2015년 12월 말에 비해 1조 달러(1.5%) 감소한 것이다. 이들 기업 중 시총 감소액이 가장 큰 기업은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이었다. 애플의 시총은 6월 말 기준 5236억 달러로 반년 만에 600억 달러(10%)가 증발했다. 같은 기간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시총도 489억 달러(9%) 줄어들었다. 은행주의 시총 감소폭도 두드러졌다. 상반기 미국은행 웰스파고의 시총은 374억 달러, 중국공상은행도 144억 달러 각각 감소했다.

상반기 기술주와 금융주의 시총 감소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시장의 뿌리깊은 불안감을 시사하는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가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글로벌 수석전문가는 “중국을 비롯해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대규모 완화책으로 경기 부양에 나섰던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마저도 금융완화책 효과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도 경기 불안감을 키웠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방어주로 불리는 기업들의 시총은 오히려 증가했다. 생활용품 업체 존슨앤드존슨(J&J)의 시총은 올해 상반기 494억 달러, 미국 통신업체 AT&T는 539억 달러 증가했다.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생활에 필수적이어서 불황에도 매출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간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던 미국 대형 할인마트 체인 월마트의 시총이 상반기 증가세를 기록한 이유도 비슷한 맥락에서다.

올해 상반기에는 에너지 기업의 시총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2월부터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수익 개선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로열더치셸이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상반기에만 1.5배로 급증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의 자산관리 책임자 이치카와 마사히로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는 한 이러한 자금 흐름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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