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정보사회’ 내다본 앨빈 토플러…그가 말한 미래가 이젠 현재

입력 2016-07-0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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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예측하고 사회변화 방향 제시한 ‘미래쇼크’·‘제3의 물결’ 등 재조명

지난달 30일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줬다. 그는 ‘제3의 물결’, ‘권력 이동’, ‘부의 미래’ 등 총 10권이 넘는 저서로 미래를 예측하며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래 학자였다. 그의 책을 통해 중국의 지도자, 미국 정치인, 기업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영감을 얻었다.

토플러는 정치와 노동, 경제 등 사회에 꾸준한 관심을 이어오다 196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미래학 연구에 나섰다. 당시 미국과 선진국들을 문화적 격변기로 몰아넣은 사회적 원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토플러는 1970년 연구 결과를 담은 ‘미래 쇼크’를 출간했다. 이 책은 수십 개의 언어로 번역돼 수백만 권이 팔리면서 토플러에게 명성을 안겨줬다.

이후 토플러는 1980년 ‘제3의 물결’로 현대 정보사회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안했다. 책은 20세기 후반과 21세기 다가오는 정보혁명, 정보사회를 예견해 유명해졌다. 전작 ‘미래 쇼크’에 이은 이 책에서 토플러는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에 이어 제3의 물결로 정보혁명을 설명했다. 또 미래 사회가 고도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을 예고했다.

토플러가 물결 이론에서 제시한 첫 번째 물결은 농업 혁명에 의한 수렵, 채집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문명의 시대가 도래하는 농경사회로의 변화다.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에 의한 농경사회에서 산업 사회로의 사회 변화다. 토플러는 “제2의 물결의 사회는 고도로 산업화돼 있으며 대량생산, 대량분배, 대량소비, 대량교육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것들은 표준화, 중앙화, 집중화, 동기화를 통해 이뤄지며 우리가 관료주의라 부르는 조직에 의해 운영된다”고 말했다. 제3의 물결은 195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산업 사회에서 정보사회로 변화하는 과정이다. 그는 이 사회에서 탈 대량화, 다양화, 지식기반 생산과 변화와 가속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플러는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 년에 걸쳐 진행됐지만,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제3의 물결인 정보화 혁명은 20∼30년 이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1991년 출간된 ‘권력 이동’에서는 사회를 통제하는 힘이 물리적인 힘과 경제력에서 지식으로 진행되는 현상을 짚었다. 이 책은 폭력, 부, 지식을 권력의 세 가지 원천으로 설명하고, 폭력을 저품질 권력, 부를 중품질 권력, 지식을 고품질 권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21세기 전 세계적 권력투쟁에서의 핵심 문제는 지식의 장악이며, 이 지식이야말로 진정한 권력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식은 결코 소진되는 법이 없으며, 약자나 가난한 자도 소유할 수 있는 지식의 생산성으로 폭력과 부의 파괴적이고 편향적인 비민주성의 낭비와 횡포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토플러는 1995년 출간한 ‘전쟁 반전쟁’에서 자신의 물결 이론을 전쟁에 적용해 예측하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전쟁의 이면에는 물결의 충돌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1물결과 제2물결이 충돌한 전쟁으로 베트남전쟁을, 제2물결과 제3물결이 충돌한 전쟁으로 걸프전을 예로 들었다. 또 인류가 부를 창출하는 방식과 전쟁을 하는 방식이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강조하며 전쟁은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방법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의 미래’에서는 다가오는 제4의 물결을 예견하고 경제, 사회제도, 비즈니스부터 개인의 삶까지 미래 세계를 조명했다. 단순히 경제학 관점에서의 부가 아닌 문화와 문명이라는 커다란 구조 속에서의 부를 설명했다. 이 책에서 토플러는 혁명적 부 창출의 요인으로 시간, 공간, 지식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혁신속도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이 100마일의 속도로 변하고, 노조는 30마일, 정부는 25마일, 학교는 10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법은 1마일로 변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속도 차이가 경제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2009년에는 ‘불황을 넘어서’로 전 세계에 닥친 최악의 경제불황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했다. 도박판이 된 세계경제를 분석하고 에너지 공급 부족 사태와 이로인한 공포심, 유효기간이 지난 경제관념을 지적했다. 또 슈퍼 인플레이션, 일반적인 불황, 경제 위기에 관한 시나리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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