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일주일, 우려하던 우리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없었다. 코스피는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며 진정 국면에 들어섰고, 대외 변수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다만 원화가치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은 아직 불안한 모습이다.
이 같은 코스피의 충격 완화는 브렉시트가 글로벌 경제위기 대신 정치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과 각국이 사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공조로 과거 유럽 재정위기 때와 달리 단기적인 자금경색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0조 원 수준의 추경을 포함한 총 20조 원 이상의 재정보강에 나선 점도 증시 안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향후 주요국의 추가 부양책 발표에 따라 다시 2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첫주 코스피 밴드로 1950~2000선을 제시하며 “글로벌 부양책과 2분기 실적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시장은 재차 2000선 안착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달러와 견줘 주요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가치 하락도 진정되지 않은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전달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장보다 8.4원 떨어진 1151.8원으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투표 전날인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 여론이 높은 것으로 보고 나흘 연속 하락하며 1150.2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브렉시트 이후 원ㆍ달러 환율 급등세를 모두 되돌린 것이다. 이에 따라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150원대 선에서 머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파운드화와 달러화 저가 매수세로 원ㆍ달러 환율은 115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원화 약세 추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의 EU 탈퇴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언제든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뿐 아니라 외환당국도 언제든 실탄을 준비하고 있을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6월 말에는 수출업체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원ㆍ달러 환율을 하락시킨 측면도 있었다”며 “7월 초에는 원화가 이전보다 주요국 통화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