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21건 불과 신약개발 작년에 5건… R&D 지속투자 결실… 올 147건 임상 시험 진행
지난해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하며 연구개발(R&D) 역량을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제약산업은 제2의 산업 부흥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제약업계 전반에 R&D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아울러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제약업계 R&D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국내 제약산업은 기존 내수 영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해외진출 성과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의 성장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0일 제약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개발 신약 건수는 1년에 1~2개에 불과했다.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주’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국산 신약은 21개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산 신약 허가가 급증했다. 2010~2014년 2개 내외였던 국산 신약은 지난해 5개로 대폭 증가했다. R&D에 지속 투자한 제약사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한미약품은 사노피에 당뇨신약 후보물질 ‘퀀텀 프로젝트’를 39억 유로에 라이선스 계약하는 등 해외에서 국내 R&D 성과를 검증받았다. 한미약품을 포함 지난해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은 26건이며, 비공개 8건을 빼고도 계약 규모는 9조3065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기업은 올해에도 연구개발 강화 분위기의 확산 속에 해외 임상 시험과 진출을 서두르는 등 안정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제약기업들이 거둔 성과를 살펴보면 3월 보령제약이 카나브-고지혈증 복합제의 미국 임상 1상을 개시했다. ‘카나브’는 고혈압 치료제로 블록버스터급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보령제약은 5월에도 카나브이뇨복합제를 동남아 13개국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보령제약은 다양한 카나브 관련 제품의 라인업이 완성되면 국내·외에서 매년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5월 얀센이 제기한 물질특허 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조만간 허가를 받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녹십자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미국 임상 2상 시험을 승인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FDA에 혈액제제 품목 허가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4월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동아에스티는 4월 미국 토비라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에보글립틴’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도 같은 달 브라질 정부업체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허셉틴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7조원 이상 판매되는 항체의약품이며 브라질에서도 연간 3000억원 이상 수입 판매되고 있다. 아울러 SK케미칼은 5월 자체 개발한 혈우병 치료제에 대해 미국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승인받기도 했다.
한편 제약업계의 R&D 확대로 제약기업의 임상 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5월 현재 제약·바이오 업체와 다국적 임상시험 대행업체(CRO)를 포함해 임상 1상 65건, 임상 2상 34건, 임상 3상 46건, 임상 4상 1건 등 총 147건의 임상시험이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