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0년물 금리 첫 마이너스대로…‘브렉시트 공포’에 선진국 국채로 몰리는 글로벌 머니

입력 2016-06-15 08:43수정 2016-06-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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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의 투자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선진국 국채로 몰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유로존 장기금리의 지표인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마이너스(-)0.032%로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 조치의 일환으로 유로존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우려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로 자금을 옮긴 영향이다.

전세계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 외 부진을 보인 이후 금리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 스위스에서는 이미 20년 만기 이상인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거래되고 있고, 일본에서도 마이너스 금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의 금리까지 마이너스 권으로 주저앉으면서 이런 상황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혼란의 원흉인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이날 한때 1.11% 안팎으로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장기 금리의 하락이 계속되면 금융 기관의 수익 악화도 불가피하다. 14일 유럽증시에서는 은행주 지수가 5일 연속 하락하며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도이체방크의 자금 조달 불안으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오는 23일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에 대비해 연일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영란은행은 7일에 이어 14일에도 6개월물 자금을 공급했다. 원래는 1개월에 1회가 일반적이지만, 국민투표가 있는 이달은 매주 한 차례씩 총 4회로 늘리기로 했다. 파운드화 가치 변동성에 따른 시장 혼란을 억제할 목적도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되면 유럽의 앞날이 불안해져 자금이 신용등급이 높은 국채로 도피할 가능성이 크다”며 “독일 국채와 남유럽 국채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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