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전설’ 소로스 복귀, 약세 베팅 주도…글로벌 경제 위기 빠지나

입력 2016-06-0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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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팔고 금 매수…중국 경기둔화ㆍEU 붕괴 가능성 경고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조지 소로스가 투자의 세계에 복귀했다. 특히 그는 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막대한 베팅으로 돈을 벌어 지금 다시 새로운 위기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소로스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와 시장의 커다란 변동을 예견하고 대규모 약세 포지션을 취하도록 지시했다.

소로스와 그 가족의 300억 달러(약 34조6600억원) 재산을 관리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최근 주식을 팔고 금과 금 광산업체 주식을 매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금은 경제가 어려울 때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안전자산이다.

이는 소로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방향전환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소로스는 지난 1992년 영국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해 10억 달러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악명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직접적인 투자를 지양하고 공공정책활동과 자선사업에 전념해왔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슈퍼팩(민간정치자금단체)에 거액의 헌금을 했다.

소로스는 지금도 소로스펀드의 투자동향을 자세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투자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일은 드물었다. 그러나 소식통에 따르면 소로스는 올 초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직접적으로 거래를 지시했다. 또 이전보다 자주 펀드 간부들과 접촉하고 있다.

지난해 소로스펀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스콧 베센트가 자신의 헤지펀드를 세우고자 퇴사하면서 소로스가 그 공백을 채워놓기 위해 다시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WSJ는 풀이했다. 소로스는 베센트가 세운 키스퀘어그룹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말 테드 버딕이 소로스펀드의 새 CIO가 됐지만 버딕은 소로스가 자랑하는 글로벌 거시경제 분야보다 부실채권과 차액거래 등에 정통한 인물이어서 소로스가 투자세계에 복귀하기가 더 수월했다고 한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로스가 다시 직접 투자하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경제를 우울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중국과 유럽에서 정치ㆍ경제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초 저조했던 미국증시는 조금씩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고 있으며 중국증시도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소로스는 중국 경제 앞날을 여전히 의심하고 있으며 그 여파는 전 세계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은 계속해서 자본유출로 고통받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늘리는 반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격감하고 있다”며 “중국은 정치 지도자들의 내부 권력투쟁에 따라 향후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미국의 임금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소로스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민 위기와 그리스 문제,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인 ‘브렉시트’ 가능성을 예로 들면서 EU 붕괴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소로스는 “영국이 이탈하면 다른 나라도 이를 따라가서 EU 붕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영국 파운드화 강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탈퇴로 결정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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