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전 장관, 7년만에 한은 찾아 “적극적·공격적 자세” 훈수(상보)

입력 2016-06-03 11:22수정 2016-06-0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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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전략전술 부재, 밑그림 그린 후 실업문제·자금조달 방안 마련해야

“원칙의 고수와 상황의 수용.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원칙 고수에 머물 것인가 세계적 추세가 중앙은행 역할도 많이 변하고 있으니 고용이나 성장에 이르기까지 중앙은행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나오는 외국 사례를 참고해 한국은행이 고민해아 할 부문이다. 수용을 어떻게 할 것이냐, 소극적·방어적으로 할 것이냐 적극적·공격적으로 해서 새로운 외연 확산으로 국민 신뢰를 얻는 게 좋으냐 고민할 때다.”

▲윤증현(가운데)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한국은행에 구조조정에 대한 적극적 공격적 자세를 당부했다. 사진은 윤 전 장관이 3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열린 '한은 2016년 2차 조찬포럼'에 참석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아침 한국은행 서울 남대문로 본점서 열린 ‘한은 2016년 2차 조찬포럼’에 참석해 한은 간부들을 대상으로 ‘Freedom is not free. No free lunch’를 주제로 한 강연 이후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지켜야할 원칙이 파괴돼서는 안된다. 균형 감각을 갖고 중앙은행 간부들이 고민해 줘야 할 것이다. 정부도 중앙은행의 고유역할과 자존심을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전략과 전술이 부재한 것은 물론 앞뒤 순서도 잘못됐다고 일갈했다.

윤 전 장관은 “구조조정은 목적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한 전략전술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번 구조조정은 타깃팅도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전략전술도 틀려먹었다”며 “산업재편은 산업정책측면에서 구조조정에 필요한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선업 하면 대한민국은 조선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국제사회 경쟁체제를 봐서 드랍(drop, 멈출 것)할 것인지 다른 것으로 돌려갈 것인지 그리하려면 공급과잉은 어떻게 할 것인지 나와야 한다”며 “조선뿐이겠느냐 해운업, 건설, 철강, 석유화학 등 (줄줄이다). 각 주무 부처들이 밑그림을 그리고 부총리가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불쌍한 금융위원장만 뒤집어쓰고 있다. 금융위장이 산업재편까지 어떻게 하나. 순서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밑그림이 나오고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실업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필요한 자금조달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이렇게 이어지는 것이 전략전술의 중요한 접근순서”라고 덧붙였다.

◆ 정치실종, 거버넌스 바꿔야

강연내용 중 한은 발권력 동원과 관련한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 이야기는 안했다”면서도 “앞서 이야기한 것에서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세계경제 동향이냐 흐름, 국내외 시대적 추세에 대해 강연했다. 한은과 정부가 나라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이니까 전체적인 흐름이나 외국에서 일어나는 리스크, 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인식의 공유, 이런 것이 필요하지 않느냐 그래야 나중에 합당한 정책을 개발하고 나눌수 있으니 그런 부문에 대해 전면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치 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휩싸여 있다는 우려도 전했다. 거버넌스를 바꿔야 할 때라고도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이런 식의 거버넌스 갖고는 한계가 있다.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이냐가 중요하다”면서 “정치가 실종됐다. 역사를 보면 이럴 때 외침을 초래했고 국내 갈등과 분열의 도화선이 됐다. 이런 부문에서 누가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의 시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시기에 도전과 창의가 절실할 때 주입식·임기식의 교육시스템 갖고는 한계가 있다. 교육개혁과 대학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또 노동시장 유연성과 생산성 향상을 어떻게 할 것이며 인구문제 저출산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고민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한은 강연에 큰 의미를 뒀다. 그는 “한은측에서 한달전 쯤 이번 강연을 부탁해 오게 됐다”며 “이번 미팅의 의미는 히스토리컬(역사적) 이벤트다. 한은과 이주열 총재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에서도 전임 한은 총재를 모셔서 들어야 한다. 이게 진짜 소통의 계기”라고 덧붙였다.

윤 전 장관이 한은을 찾은 것은 2009년 2월 윤 전 장관이 기재부 장관으로 취임한 직후 이래 7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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