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터닝포인트] 뉴스 주의보

입력 2016-06-0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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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부 차장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정보의 소비자인 동시에 공급자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이슈를 소비(습득)하면서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 담아 배포하는 생산자인 셈이지요.

정보를 습득하고 재생산하는 과정은 때때로 우리의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기도 합니다.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특정 이슈는 온라인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는 합니다. 이 과정에서 솔깃한 뒷이야기가 포개지고, 개개인의 입맛과 성향이 더해지기도 합니다.

언론 매체를 통해 건조하게 전달되는 하나의 팩트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변질되고 오염되기 일쑤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입맛에 맞게 변해버린 이슈가 우리의 관심을 더 많이 끌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유명인이 이런 잘못을 저질렀는데 이렇게 하면 된다더라”는 식이지요. 사회학습 이론 가운데 하나인 ‘모방본능’이 솟구치는 시점입니다.

모방본능을 언급하는 이유는 요즘 사회를 들썩이게 만드는 연예계의 갖가지 사건과 사고 때문입니다. 최근 개그맨 이창명은 음주사고 의혹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여느 사건과 조금 달랐습니다. 사고를 낸 그는 필요한 현장조치 없이 그 자리를 떠나버렸습니다.

하루 만에 나타난 그는 음주 의혹을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믿어주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그는 왜 스스로 대리운전을 불렀을까요. 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데 왜 사고 직전 미틀거리며 운전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을까요. 여러 정황이 그의 음주 상태를 의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창명의 음주운전이 방송과 언론매체에 전달되면서 자연스레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매뉴얼이 온라인에서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이창명식 음주사고 대처요령’입니다. 음주사고 의혹에 몇 가지 그릇된 정보가 더해지면서 자칫 여러 운전자의 모방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화가로 활동해온 가수 조영남은 때아닌 ‘그림 대작 의혹’에 빠졌습니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사정당국은 조만간 논란의 장본인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미술계의 관행”이라는 해명에 우리는 적폐 하나를 또 하나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개그맨 유상무의 성폭행 논란도 거세게 일어났습니다. 그는 “여자친구와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해명했지만, 거짓말은 하루 만에 들통이 났습니다.

이 같은 공인들의 논란과 사건·사고는 대부분 설득력 없는 해명과 어설픈 거짓말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이 과정에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고 핑계는 적당한 구실로 둔갑합니다.

무엇보다 나이대가 비슷하거나 성별이 같은 이들은 공인의 행동에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유명인의 사회적 논란이 비슷한 연령대의 정보 소비자의 그릇된 가치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잘못은 비판하되, 해명과 사후 대처를 답습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들의 잘못과 해명, 그리고 확대 재생산된 그릇된 정보가 어느 순간 우리의 뇌리에 각인됐을지 모릅니다. 요즘은 뉴스를 접하면서도 조심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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