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세 건설사, 회사채 발행시장은 여전히 ‘꽁꽁’

입력 2016-05-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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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대부분의 상장 건설사들은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채 시장에서는 관심을 못 받으며 만기 회사채를 대부분 현금으로 상환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올들어 단 한 곳도 회사채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올 들어서만 삼성물산, 롯데건설, 대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이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았지만 모두 자체 보유 현금으로 상환했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차환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회사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발행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 대신 현금상환을 택하는 것은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됐기 때문이다. 회사채 대부분을 소화하는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건설사들이 갑작스럽게 대규모 손실을 인식하는 관행이 지속되면서 건설채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대림산업(A+) 롯데 SK 한화건설 등이 총 1조5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저금리 속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일부 기관투자가의 매입 수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건설업계에서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회사채를 발행한 현대산업개발 역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업체(A등급)로 분류됐지만 당시 차환 발행에 겨우 성공했다. 그것도 당시 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민평금리가 3% 미만이었지만 현대산업개발은 연 4.492%의 고금리로 발행에 성공했다.

때문에 주요 건설사들 상당수가 올해 들어 자체 현금이나 은행 대출을 통해 빚을 상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평순위 1위인 삼성물산도 건설업계에서 가장 신용등급(AA+)이 우수하지만 지난 3월과 4월 각각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모두 현금상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최근 실적이 안 좋다보니 부담이 돼서 현금으로 상환했다”면서 “향후 실적 개선이나 회사채 상황을 보고 회사채 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것 역시 건설사들이 현금상환에 나서는 이유가 되고 있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보다 차라리 대출을 받는 것이 이자를 적게 내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회사채 금리가 대출 이자보다 높아서 현금으로 갚는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3월 만기물량에 대해 현금상환을 결정했다”면서 “현재 발행시장 상황도 여의치 않은 만큼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도 현금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 건설사들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현금을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경우 정작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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