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지식경영팀 수석전문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동안 일 잘하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해본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HRD를 하는 사람이었기에 좀 더 그 접근이 쉬웠고 또한 그 행위가 꽤나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분석의 결과는 무엇이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이러니하게도 ‘일을 잘하려면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였습니다.
기업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지속성’입니다.
가령 이 직원이 보여주고 있는 이 성과가 향후에도 지속적인 것인지 혹은 일시적인 것인지, 지금 이 직원이 향후에도 회사에 유의미한 기여도를 보여줄 것인지의 이슈입니다. 그러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이든 지속하려면 흔들리지 않는 철학과 탄탄한 내실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성실한 노력만이 내 일에 대한 철학과 내실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서점에 쌓여 있는 ‘회사에서 사랑 받고 일 잘하는 스킬북’을 탐독하여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닙니다. 의심이 된다면 우리 주변에 어떠한 일을 시켜도 언제나 잘 해낼 것이라고 여러분들이 신뢰하는 사람들을 한번 살펴보십시오. 그들은 옆에서 보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지 온갖 스킬로 포장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 그 둘 간의 인과관계는 그렇게 형성됩니다. 일을 열심히 하니 잘할 수 있는 겁니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일을 잘한다는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는 순간 그 인과관계는 무너지게 됩니다. 전혀 엉뚱한 인(因)을 발생하면서 말이죠.
리더로서 “회사에서 열심히 하는 건 필요 없어. 잘하는 게 중요하지”라는 말은 곧 “지금 당장 나의 성과가 중요하지, 네가 일 잘하는 직원으로 성장하는 것은 나의 관심 밖이야”라는 말과 같습니다. 오히려 어린 사원들이 업무에 대한 내실을 다져야 할 에너지를 조직 정치와 눈치보기, 성과 포장하기 등에 쏟아붓게 만드는 참상을 낳게 되지요. 자신이 누군가의 리더이고 선배라면 “열심히 일해봐.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법이거든”이라고 격려함이 우선입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