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병원 추천했다가 희귀암 대학생 사망…바이두 주가 7.92% 폭락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가 엉터리 의료 정보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역풍을 맞게 됐다. 희귀암에 걸린 대학생이 바이두 검색엔진이 추천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진 일이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당국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뉴욕증시에서 바이두의 주가는 이날 8% 가까이 폭락했다.
사건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안 전자과학기술대 학생인 웨이쩌시(21)는 당시 근육, 힘줄 등에 생기는 악성연부조직종양인 활막육종 진단을 받았다. 방사능과 항암제 치료가 효과가 없자 그는 바이두에서 해당 질병에 대해 검색, 바이두 검색창 최상단에 올라와 있던 베이징의 무장경찰 제2병원을 찾아갔다. 웨이쩌시의 치료를 맡은 이 병원의 의사는 미국 스탠퍼드 의대에서 들여온 치료법이라며 종양 생물면역치료법을 권했고, 환자의 가족은 지인들에게 20만 위안(약 3510만원)을 빌려 해당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해당 치료법은 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아 미국 어떤 병원도 도입하지 않는 치료법이었다. 결국 웨이쩌시는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바이두로 향하고 있다. 해당 치료법을 권한 경찰병원에 대한 책임을 비판하면서도 일부 네티즌은 바이두에 대해 ‘유두(有毒·해를 끼친다)’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두가 검색 상단에 광고성 검색 결과를 배치할 때 광고주 선별에 각별히 신경을 썼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이두의 2013년 광고 수입은 260억 위안(약 4조50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대형병원들은 검색 순위 상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병원 매출의 70∼80%를 광고비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두의 경영과 업무처리에 부당한 부분이 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며 리옌훙 바이두 최고경영자(CEO)를 소환했다고 신화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의 대대적 수사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데이비드 리에델 리에델리서치그룹 대표는 “바이두가 공격적인 정부 수사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다소 놀랐다”면서 “그간 정부가 중국 본토 출신 기업들을 전폭 지원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두는 당국의 협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레이시 후 바이두 대변인은 “만일 무장경찰 제2병원에 부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웨이쩌시 유족들이 법률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