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8.15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거 사면됐던 건설업계가 올 들어서도 담합으로 인한 사정기관의 처분이 이어지며 울상을 짓고 있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한국가스공사가 2005~2012년 동안 발주한 12건의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사전에 각 공사별로 낙찰예정사, 들러리 참여사 및 투찰가격을 정해 입찰에 참여한 13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516억원을 부과하고 13개 건설사 모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 건설사는 경남기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동아건설산업, 두산중공업, 삼부토건, 삼성물산,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한양, 한화건설, 현대건설 등이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건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해선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지금까지 건설업계에 부과된 최대 담합 과징금은 2014년 7월 호남고속철도 담합 과징금으로 4355억원이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통영·평택·삼척에 LNG 저장탱크를 짓는 건설공사 12건을 발주했다. 이 기간동안 해당 건설사들은 총 3차례에 걸쳐 낙찰 예정자를 미리 정해두고 12건의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는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시공 실적이 있는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한 담합이었다.
이번 공정위의 적발로 건설사들은 53억원에서 732억원까지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하지만 이전 담합 적발과는 달리 13개 건설사 모두 이전처럼 최대 2년까지 공공공사 입찰 참여가 제한되는 행정 제재를 받지 않게 된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은 업체와 지난해 8월25일∼9월7일까지 특별 사면을 신청한 업체는 입찰 참가 제한 조치를 하지 않기로 해서다.
이번에 적발된 LNG사업의 경우 지난해 5월 이미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건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9월7일 전까지 사면 신청을 해 행정제재 조치가 가해지지 않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발주처인 가스공사도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인 만큼 과징금, 검찰수사, 민사소송 등의 과정은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자정결의대회까지 하며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였던 건설업계는 또 다시 이어지는 담합 파문에 이미지 하락 역시 불가피하게 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자진신고 및 수사협조 등으로 앞서 건설사들이 대규모 사면을 받았지만 과징금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부과가 되지 않았고 시점 차이가 있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지금 부과가 된 것"이라며 "이에 대해 일부에서 (자정결의 이후)또다시 담합을 한 것처럼 비춰지는 부분이 아쉽다지만 잘못된 건 분명한 만큼 재발방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