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투자자는 해외로 분산투자·ISA계좌 가입 年5~6% 수익률 추구… 안정형 투자자는 채권형 펀드 비중 늘려 변동성 낮추고 주식형은 美·유럽 포트폴리오 다변화
“100세 시대 넘어 120세 시대”…‘마흔’ 완벽한 재테크를 위한 점검 나서라
‘불혹(不惑)’, 나이 마흔을 이르는 말로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음을 뜻한다. 투자에 있어서도 불혹의 경지에 이르면 좋으련만 주위의 40대 투자자들을 살펴보면 유혹에 유독 취약한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수입도 많고 소비도 그만큼 많은 나이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40대는 제테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수명이 길어지며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40대는 재테크에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40대 재테크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노후 준비를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가 찾아온 만큼 노후 자금 마련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자녀들의 학자금 비중이 최고 수준으로 높아 본격적인 노후 준비를 하는 데 실질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실제 사례를 통해 40대를 위한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사는 46세 김민준(가명)씨. 대한민국에서 알아준다는 대기업에 근무 중이지만 정년까지 채울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아내와의 맞벌이로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외에 월세 수입을 거두는 소형 아파트 한 채도 별도로 장만했다.
그래도 아직 어린 두 아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까지 마련해야 하는 부담은 남아있다. 이에 김씨는 주식투자와 펀드, ELS 등을 활용해 재테크에 나서고 있다.
수익을 얻으려면 어느 정도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주식에 다소 높은 비중을 두는 상황이다. 현재 대형주 위주로 8000만원 가량을 유가증권시장에 투자하고 있으며 중소형주 위주로 6000만원 가량을 코스닥 시장에 투자 중이다.
한정희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차장은 김씨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대해 국내 주식투자 비중이 전체의 67%로 과하게 편중돼 있는 등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외주식으로의 분산 투자를 권했다. 현재 투자돼 있지 않은 해외채권과 같은 다양한 자산에 더 분산해 전체적인 변동성을 낮출 것을 권하고 있는 것.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식과 원자재 등의 고수익 상품에 55%, 해외채권, 국내 중수익 상품에 30%, 국내채권 등의 안정형 상품에 15%를 추천했다.
한 차장은 “김민준씨의 경우 매우 적극적인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며 “만약 자녀 결혼자금까지 재무 목표로 가지고 있다면 현재의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하기보다는 연 5~6%의 목표수익을 추구하는 다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리밸런싱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절세를 위한 투자 상품도 고려해 볼만하다”며 “해외주식형 펀드 중 3000만원은 해외주식 전용계좌에 넣고, 나머지 금액은 ISA 계좌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공무원 박정원(가명)씨. 위 사례자와는 달리 재테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노후를 위해 최근 아내가 커피숍을 시작했다. 아직 본격적으로 수입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은퇴 후 노후를 위한 방편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녀가 한 명이어서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을 것 같지만 예체능을 전공하고 있어 막상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에 박씨는 재테크를 통한 여유자금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씨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만큼 펀드 상품을 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천했다. 서명귀 미래에셋증권 서초남지점 부지점장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때문에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투자보다는 금융상품에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 부지점장은 “주식형 비중을 31%에서 15%로 낮추고 대신 채권형 비중을 0%에서 63%로 확대해 변동성을 낮췄다”며 “주식형 상품은 국내와 미국, 유럽으로 나눠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고 유럽은 정책적 모멘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40대의 경우 자금이 급하게 필요할 경우가 많다며 이에 대비해 예금 비중은 낮추되 단기자금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