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복원 원점에서 재검토 착수…1906년 화폐 속 현판과 달라

입력 2016-04-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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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화문 현판(사진 위) 복원은 흰색 바탕에 검정 글씨로 진행됐다. 반면 1900년대 초 발행된 화폐 속 광화문은 검은 바탕에 흰색 또는 금색 글씨가 씌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문화재 제자리찾기 제공))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바탕색이 흰색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 현판 복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1906년에 발간된 화폐(5원) 속 광화문은 검정 바탕에 흰 글씨다.

2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광화문 현판 자문회의에 참가한 문화재청 관계자는 "최근 공개된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1890년대 사진을 보면 바탕보다 글씨가 더 밝다"면서 "이 사진이 흑백이어서 현판 바탕색을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흰색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 현판의 색상을 신중히 결정하기 위해 사료와 옛 사진을 추가로 조사하고, 과학적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이 최근 발간한 '궁궐현판 고증조사'에 따르면 궁궐 현판의 바탕은 대부분 흰색과 검은색이어서 광화문 현판은 바탕이 검은색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현판 글씨는 흰색이라는 주장과 금색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추가 조사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광화문 현판 사진을 발견한 혜문(본명 김영준)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옛 사진을 보면 광화문 현판은 바탕이 검은색, 글자는 금색인 경복궁 근정전 현판과 색상이 거의 같다"고 전했다.

양종훈 상명대 교수는 "사진은 햇빛의 강도와 방향, 날씨에 따라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스미스소니언 사진은 촬영 시간과 당시의 기상 상태를 짐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2010년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20세기 초 유리원판 사진에 근거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현판을 만들었지만, 3개월 만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다시 제작하기로 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바탕이 검은색인 사진과 화폐 도안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현재 새로운 광화문 현판은 틀을 완성한 뒤 글자를 새기는 각자(刻字) 과정까지 마친 상태다.

경복궁 광화문의 현판 바탕이 검은색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가 또다시 발견됐다.

앞서 지난 7일 '문화재제자리찾기'의 혜문(본명 김영준) 대표는 일본 다이이치(第一) 은행이 1906년(메이지 39년)과 1908년(메이지 41년)에 각각 발행한 5원권 화폐에서 현판이 검은색인 광화문 그림을 찾아냈다.

혜문 대표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누리집에서 이들 화폐를 검색했다"면서 "현판에 있는 글씨는 보이지 않지만, 테두리가 하얗게 처리된 것을 보면 현판은 검은색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1950년을 전후해 한국은행이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100원권 지폐의 광화문 그림도 현판의 바탕이 검은색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광화문 현판에 대한 추가 조사와 분석으로 색상이 최종 결정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단청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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