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발표한 언론 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이 10계단 하락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RSF는 "한국정부는 비판을 점점 더 참지 못하고 있고 이미 양극화된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SF가 20일(현지시간) 공개한 '2016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한국은 전체 180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70위에 머물렀다. 지난 2013년까지 50위에 올랐던 한국의 순위는 2014년 57위, 2015년 60위에 이어 3년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는 2002년 집계가 시작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6년 31위로 최고를 찍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69위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개선세를 보였지만 다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RSF는 한국의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 미디어와 정부 당국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장돼 있다"며 "정부는 비판을 점점 더 참지 못하고 있고 이미 양극화된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대 7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명예훼손죄가 미디어 자기검열의 주된 이유"라면서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공공 토론은 국가보안법의 방해를 받고 있다. 이것 또한 온라인 검열의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180개국 중 17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북한 외에 중국(176위), 시리아(177위), 투르크메니스탄(178위), 에리트레아(180위)가 꼴찌그룹을 형성했다. 일본도 언론이 아베 신조 정권에 대해 자기검열을 한다는 이유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72위에 머물렀다.
반면 언론의 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곳으로는 주로 북유럽과 서유럽 국가들이 꼽혔다. 핀란드가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네덜란드(2위), 노르웨이(3위), 덴마크(4위), 뉴질랜드(5위)가 상위그룹을 이뤘다.
크리스토프 들루아르 RSF 사무총장은 "오늘날 신기술을 통해 권력자들이 대중에 직접 호소하기가 더 쉬워지면서 독립 정보를 대표하는 자들에 대한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