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위반 조사 칼 빼든다

입력 2016-04-1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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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 이어 안드로이드 조사 착수 방침…10년 전 MS와의 신경전 재현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 블룸버그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마그레테 베스타거 EU 경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네덜란드 연설에서 “구글이 새 스마트폰을 꺼내자마자 바로 설치된 앱을 이용하려는 고객의 바람을 불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신생 앱 개발사와 서비스 제공자의 시장 진출을 막아 혁신을 저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스스로 앱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구글이 자사 앱들을 미리 깔도록 강요해 새 앱이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주요 통로를 막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베스타거 위원의 발언은 EU 경쟁당국이 구글의 검색 엔진에 이어 안드로이드에 대해서도 공식 조사에 착수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EU 경쟁당국은 지난해 4월 구글의 온라인 검색에 대해 본격적인 재조사에 착수했다. 구글은 시장점유율 90%에 달하는 지배력을 이용해 자사 광고 링크를 검색 결과 상단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는데, 여기에 안드로이드 조사도 병행해 구글과의 대립 전선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FT는 이에 대해,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와 EU의 신경전이 구글을 통해 재현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타거 위원은 실제로 MS를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MS도 과거 PC OS 윈도에 미디어 플레이어를 기본 설정으로 탑재해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 설치를 사실상 차단했다는 것이다. MS는 EU와 수년간의 분쟁 끝에 지난 2007년 20억 유로(약 2조6000억원) 이상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EU는 반독점 위반 행위를 적발하면 이전 회계연도 기업 매출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구글의 지난해 매출은 745억 달러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조사 결과, 지난해 구글은 글로벌 스마트폰 OS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의 iOS는 13%에 그쳤다. EU 규정에 따르면 이런 지배력이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EU는 구글 측에 시장 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특별한 요구를 할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구글은 EU의 이런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면서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 시스템으로 페이스북과 아마존, MS 등 경쟁사 앱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은 구글 경쟁사의 앱도 사전 설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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