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화하지만 안정적인 회복세 유지할 것”
세계은행(WB)은 올해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ㆍ태평양 개발도상국들이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안정적인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WB 싱가포르 사무소는 이날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6.5%였던 동아시아ㆍ태평양 개도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3%, 2017~2018년은 6.2%로 각각 떨어질 것이라고 은행은 내다봤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이 6.7%로, 지난해의 6.9%에서 하락하고 내년과 2018년은 각각 6.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제외한 이 지역 성장률은 2015년의 4.7%에서, 올해 4.8%,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4.9%로 점진적으로 회복할 전망이다. 중국 경기둔화 역풍에도 동남아시아 경제권이 순조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WB는 분석했다. 필리핀은 올해 6.4%, 베트남은 6.2%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하면서 동남아 경제권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미얀마가 올해 7.8%, 라오스가 7.0%의 성장률을 각각 나타낼 전망이다.
WB의 빅토리아 콰콰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신임 부총재는 이날 보고서에서 “동아시아ㆍ태평양 개도국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에서 40% 비중을 차지했다”며 “이는 다른 지역 개도국 기여도를 합친 것보다 배 이상 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역은 세심한 거시경제 관리로 성장을 끌어올린 나라가 많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제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경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동아시아ㆍ태평양 개도국은 높은 수준의 부채와 디플레이션, 중국의 경기둔화 등의 취약점에 노출됐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이런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통화ㆍ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WB는 권고했다.
특히 WB의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 발표 하루 전에 나온 것으로 IMF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4%에서 더 낮출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WB는 다른 국제 금융기관보다 비교적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이 6.5%, 내년은 6.3%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7.0%로 잡고 이후 5년간 성장률은 최소 6.5%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 것보다 낮은 것이다.
이번 WB 조사에서 한국 일본 호주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