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한 숨 돌렸다…'자율협약'에 이어 '현대증권 매각'까지

입력 2016-03-31 19:39수정 2016-03-3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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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대상선 자율협약 개시에 이어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KB금융지주가 결정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현대증권의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22.43%와 기타 주주 몫 0.13% 등 총 22.56%다.

당초 인수협상대상자 공식 발표는 4월 1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EY한영 회계법인이 심사결과를 개별적으로 통보하는 과정에서 하루 빨리 결과가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매각 가격을 6000억~7000억원대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KB금융이 써 낸 가격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주주인 현대상선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최종 가격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올 상반기 내에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됨으로써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구조조정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그룹의 남은 구조조정 작업은 용선료 인하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조정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추가 자구안 대부분을 조기에 달성했다. 현정은 회장의 사재출연(300억원)과 보유주식 매각 등을 통해 현대상선에 긴급유동성을 지원한 데 이어, 벌크전용선사업부 매각을 완료하고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매각 역시 본계약을 체결했다. 7대 1의 주식병합까지 단행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또 지난 29일에는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하면서 채무 상환 유예는 물론 법정관리 위기도 모면했다.

▲현대상선, 고강도 추가 자구안 추진 현황

다만 이번 자율협약은 용선주와 사채권자 등 현대상선 채무재조정과 관련한 이해관계자의 동참을 전제로 한 조건부 자율협약으로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은 남은 용선료 조정 및 채무 조정 등에 대해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즉생의 각오로 총력을 다할 것이다. 선주, 채권단, 사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들을 만나 용선료를 약 20∼30%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내달 중순 쯤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성공 가능성도 기대해 볼만한 분위기다. 선주들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인하 실패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용선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지난 17일 사채권자 집회에서 불발된 12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3개월 만기 연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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