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샌버나디노 총격사건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해제와 관련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애플의 도움 없이도 아이폰 암호를 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연방수사국(FBI)은 애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아이폰 잠금을 해제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FBI가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고 소송 취하 이유를 밝혔다.
이어 “비록 FBI가 성공했지만 법 집행기관이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을 위해 중요한 디지털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우선순위로 남아야 한다”며 “우선순위는 관련 당사자의 협조 또는 협조를 얻는 데 실패했을 때 법원 시스템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법무부는 “제3자가 애플의 협조 없이도 총격범의 아이폰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며 “이를 시험하고자 공판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혀 법원이 22일로 예정됐던 공판을 미뤘다.
애플은 아이폰 잠금해제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해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는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법무부가 소송을 취하하면서 애플은 법적 투쟁에서는 승리했다. 그러나 FBI가 제3자의 도움을 받아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애플이 그동안 강조해왔던 아이폰 보안이 퇴색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정부기관들은 최소한 최신 운영체제(OS)로 업그레이드되지 않은 기기들에 대해서는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됐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아이폰 암호를 푸는 것을 도운 제3자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지난 23일자 기사에서 일본 선전자의 자회사이며 지난해 미국 정부기관에 모바일 기기 포렌식(과학적 범죄수사) 솔루션을 제공했던 이스라엘의 셀레브라이트가 바로 제3자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