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간 투자공조체계를 구축...추계 시기와 방식도 통일하기로
정부가 575조원에 달하는 7대 사회보험 적립금의 안정적 운용수익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각 기관별로 따로 하고 있는 사회보험 재정추계에 동일한 추계방식을 적용해 차이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29일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7대 사회보험 이사장들과 관계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협의회’ 1차 회의를 주재하고 이같이 밝혔다.
송 차관은 “최근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사회보험의 재정운용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주요 연기금의 고갈시기가 당초 전망 시점보다 앞당겨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며 “사회보험이 당면한 재정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그 동안 추진해 온 재정건전화 노력을 넘어선 강도 높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사회보험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배경은 저출산ㆍ고령화 추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생산가능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되는데, 최근 저성장 추세와 맞물려 사회보험의 수입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15~64세 인구수는 올해 3704만명을 정점으로 2060년 현재의 59% 수준인 218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2018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에 달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해 노인 의료비 증가, 연금지출 확대 등 사회보험 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성장ㆍ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기금운용 수익률 저하도 우려된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7대 사회보험에서 총 575조원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 중이나, 수익률은 2.2~4.6%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4.6%로 가장 높고, 사학연금(3.7%), 공무원연금(3.4%), 산재보험(2.9%), 고용보험(2.5%), 군인연금(2.3%) 순이며, 17조원의 누적 적립금을 보유한 건강보험의 수익률은 2.2%로 가장 낮다.
기재부는 건강보험과 같이 단기간에 적립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기관은 자금 보유 기간을 고려한 새로운 자산운용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안도걸 기재부 복지예산심의관은 “고령화 되면 노인들의 의료 지출비가 증가해 현재 보험료 수준이 유지된다면 (건강보험이) 적자로 갈 수밖에 없다” 며 “다만 단기적으로 5년간 흑자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 추세가 갑자기 꺾이지는 않을 것이므로 5년짜리 자금의 투자 상품 만기구조를 다양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평가 전담팀을 구성해 사회보험별 자산운용이 최선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5월까지 정밀 진단하고 투자전략, 자산운용시스템 상의 개선사항을 신속히 발견할 방침이다.
다음달부터 7대 사회보험간 투자공조체계를 구축해 투자정보 교환, 투자상품 공동 실사, 국민연금 보유 투자인프라 공동 활용도 추진한다.
정부는 사회보험 재정전망을 보다 객관적으로 추계하기 위해 추계 시기와 방식도 통일해 상호 비교ㆍ검증이 가능하도록 한다. 4대 연금은 개별법에 따라 5년 주기로 장기(45~70년) 전망을 하고 있으나 추계시기와 방식이 다른 실정이다. 건강보험과 고용ㆍ산재보험은 5년 기간 전망만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4대 연금별로 상이한 장기추계(70년) 시기를 2018년 국민연금 추계(2018~2087년) 시점으로 통일하고, 기존 70년(연금), 5년(보험) 기간 추계 이외에도 10년(2017~2026) 추계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