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경제 톡] 조선 ‘빅3’ 엇갈린 운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무엇 사고 무엇 팔까”

입력 2016-03-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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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년간 누적손실 10조원ㆍ빅3 독점구도 붕괴ㆍ4만~5만명 감원 칼바람

한국 조선업이 처한 현실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을 주도할 만큼 잘 나갔지만, 지금은 수주가 뚝 끊기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죠. 생존까지 위협받을 정도입니다.

‘조선 빅3’ 아성도 옛말이죠. 2013년 4분기부터 9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1200억원 세금 추징 위기에 놓였고, 법정관리 위기를 간신히 넘긴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대 손실을 뒤늦게 반영해 분식회계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게다가일본 이마바리조선에 3위 자리를 내어준 삼성중공업은 5조원대 수주가 취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불황은 기회다.”

주식시장은 머리가 복잡합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격언을 믿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불황의 터널을 좀 더 안전하게 빠져나갈 다른 길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길라잡이가 되어줄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지침서를 살펴볼까요?

▲현대중공업 주가 차트(출처=한국거래소ㆍ키움증권 '영웅문')

◇현대중공업 사라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 저수익 공사 비중이 줄고, LNGㆍLPG선 같은 고수익 선박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전기ㆍ전자 부분도 호조를 보이고 있죠. 최근 소재가격 반등은 하반기 선가 상승과 수요개선으로 이어질 겁니다. 상반기 흑자전환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기대됩니다. 투자의견을 보유(Hold)에서 매수(Buy)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도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립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 중동발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원화 약세가 실적개선에 도움을 줄 겁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가능성도 긍정적이죠.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싼 가격인데요.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이 0.5배밖에 안 됩니다.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합니다.

▲대우조선해양 주가 차트(출처=한국거래소ㆍ키움증권 '영웅문')

◇대우조선해양 팔아라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지난해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은 부분 자본잠식 상태(부채비율 4178%)입니다. 1조원의 추가 증자를 가정해도 예상 부채비율은 1265%나 됩니다. 조선업종 특성을 고려해도 과도하게 높죠. 뼈를 깎는 자구책을 통해 몸집(직영 외주 직원)을 10~15%가량 줄였지만, 채권단의 추가 유동성 지원계획이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합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 대우조선해양의 시추설비 잔고는 11척입니다. 이 가운데 올해 5척 정도가 인도될 예정인데요. 국제유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어 인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업은행 증자 규모에 따라 자본총계(자산-자본)는 늘어날 수 있지만, 재무 건전성이 취약합니다. 투자의견 매도(Sell)를 제시합니다.

▲삼성중공업 주가 차트(출처=한국거래소ㆍ키움증권 '영웅문')

◇삼성중공업 갖고 있어라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삼성중공업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늘어난 9조9700억원을 기록할 것입니다.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1500억원)이 예상됩니다. 다만 기존에 받아놨던 수주(현재 건조과정 진행 중)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 회사 수주 목표인 12조원 달성 가능성은 작습니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1만65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낮춥니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해양 프로젝트의 입찰이 연기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의 주력부문인 드릴십은 여전히 과잉 공급 상태죠. 올해가 창립 이래 최대 고비가 될 겁니다. 회사는 올해 수주목표를 해양 70억 달러(약 8조1600억원), 상선 50억 달러(약 5조8300억원)로 잡았는데요. 두 부분 합쳐 100억 달러(약 11조6600억원)만 수주해도 칭찬받을 만한 업황입니다. 다행히 버틸만한 체력은 충분합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5000원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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