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인기가 높은 것은 경제적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조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일반 유권자들은 물론 일부 경제전문가들도 트럼프 후보의 인기영합적인 경제공약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천의 협력사인 모닝컨설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경선 중인 5명의 후보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미국 주식시장에 가장 도움이 될 후보로 꼽혔다. 등록 유권자 200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는 27%를 얻어 19%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섰다. 버니 샌더스 후보는 14%를 얻었고, 테드 크루즈와 존 케이식 후보는 7%와 6%에 불과했다. 응답자 가운데 27%는 잘 모르겠다거나 누가 되든 주식시장에는 별 차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고학력, 고소득층으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클린턴 후보와 비교했을 때 석사 학위 이상의 유권자 층에서만 29%대 23%로 뒤졌을 뿐, 대졸 유권자 층에서는 25%를 얻어 3% 포인트 앞섰고 고졸 이하 유권자에서는 28%를 얻어 17%에 그친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또 연 소득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서 30%를 얻어 클린턴 후보에 비해 9% 포인트 앞섰고 5만~10만 달러 소득층에서는 31%를 얻어 13% 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소속 유권자 층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27%를 얻어 11%에 그친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섰다.
지난 15일 미니슈퍼화요일 경선투표를 앞두고 CNBC가 월가의 전문가 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도 트럼프 후보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펀드매니저, 에코노미스트 및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어느 후보의 공약이 경제에 가장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을 한 결과, 케이식 후보가 35%로 가장 높았고 클린턴 16%, 트럼프 13%, 루비오 11%, 크루즈와 샌더스 후보 각 0% 순으로 나타났다. 케이식 후보가 리먼브러더스의 경영진으로 한 때 월가에서 일했던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후보에 대한 호응도는 상당히 높은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자유무역협정 폐기와 보복관세 부과 등과 같은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내세워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으나 기업인으로 성공한 경험을 살려 경제를 잘 꾸려 나갈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는 공화당 대통령 재임 때보다 민주당 대통령 재임시 미국 경제가 더 좋았는데도 유권자들은 공화당 후보의 경제공약에 더 호의적인 것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