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협회 시스템 그대로 답습…업계 “실효성 낮아” 금융위 “시스템 개선 중”
정부가 작년 11월에 도입한 온라인 보험 비교사이트 ‘보험다모아’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보험다모아는 소비자가 자동차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비교 및 조회하고 가입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서비스를 지향해 구축됐다. 보험다모아 출범 이후 손해보험사들의 온라인 전용 자동차 상품 개발 속도도 빨라졌다.
그러나 보험다모아의 기본 골격은 손해보험협회가 그 동안 운영해온 자동차 보험료 산출 시스템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들이 보험다모아에서 확인하는 보험료 수치와 협회에서 계상하는 수치와 별반 다르지 않다. 손보협회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조회조건이 단순해 소비자로서는 가입은 커녕 정확한 보험료를 파악하기 어렵다.
보험다모아의 미흡한 부분은 해외 온라인보험사이트와 비교했을 때 더 확연히 드러난다. 영국 보험 사이트 ‘컨퓨즈드닷컴(confused.com)’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에게 자세한 정보를 요구한다.
우선 자동차 등록번호를 모를 경우 제조사, 모델, 제조연도, 기어타입, 연료타입을 선택하도록 카테고리를 구성했다. 차종을 선택한 후에는 차량 구입 시기, 명의자, 자동차 가격, 수입 여부, 보유하고 있는 차량의 수 등을 선택하게 한다. 차량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후에는 소비자의 운전 경력, 가구당 차량 보유수 등의 정보를 확보한다. 20가지가 넘는 정보를 확인한 후에 보험사가 제공하는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비교할 때 정책을 목적으로 도입된 보험다모아는 손보협회 시스템을 구태의연하게 답습한 모양새인 셈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각사 홈페이지에 따로 접속해야 하는 상품이 있어 소비자는 불편할 수 있다”며 “보험료 책정에 차이가 있는 것도 문제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손보협회에서 운영해서 그런지 상품 홍보나 마케팅이 경쟁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 온라인 보험 사이트처럼 보험상품 비교부터 가입까지 원스톱기능을 보험다모아가 제공하는 것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며 “시스템이 여전히 공급자 중심이고 정보의 내용 역시 고객 입장에서 활용도가 높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오는 6월까지 소비자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에 대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있는 비교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소비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자동차 코드번호를 입력해 정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다모아에서 책정한 보험료의 정확성이 95~99%에 이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면서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만큼 개인정보보호 장치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