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 대출 1년, 가계빚 증가는 신흥국 2위…중국 다음으로 빨라

입력 2016-03-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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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신흥국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빨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사이에 3%포인트 넘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주 발표한 3월 '신흥시장 부채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19개 신흥국 가운데 2015년 한 해 동안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상승폭이 가장 큰 국가는 중국으로 3.59%포인트에 달했다.

한국은 3.45%포인트를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등도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다수 신흥국의 가계부채가 증가했다. 19개 신흥국 가운데 1년 사이에 이 비율이 하락한 곳은 헝가리, 터키, 러시아, 체코,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불과했다.

IIF는 작년 한 해 신흥국의 가계 부채가 3350억달러(약 389조4375억원)가 늘어나 8조달러(약 9300조원)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는 GDP 대비 35%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15~20%)의 두 배 수준이다.

(연합뉴스)

작년 가계부채가 특히 많이 증가한 지역은 신흥 아시아로 2014년 말 GDP의 38.5%에서 2015년 말 40%를 웃돌았다고 IIF는 밝혔다. 반면 신흥 유럽은 가계 부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0.57%포인트로 플러스를 기록, 가계 부채 증가세가 경제 성장세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1인당 평균 가계부채는 작년 말 기준 3065달러로 인도가 250달러로 가장 낮았으며, 싱가포르가 4만2000달러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2만9000달러(약 3371만원)로 싱가포르, 홍콩 다음으로 많았다.

이같은 가계빚 증가와 관련해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안심전환대출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유인하는 방식이다. '가계빚의 질'을 개선하고, 급증하는 대출속도를 줄이자는 취지로 마련한 정책이었다. 부채의 질을 개선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으나 빠르게 늘어나는 대출 속도까지는 잡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심전환대출은 작년 2월 26일 금융위원회가 가계 부채 대응 방향의 하나로 발표한 정책이다. 발표 후 약 한 달이 지난 3월 24일에 출시됐다.

안심전환대출의 성과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지만, 금융위는 비거치식·분할상환 방식의 바람직한 금융관행을 형성하고 가계부채를 감축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당국의 분석만큼 가계 부채의 질은 개선됐지만 이에 따른 가계 부채 증가속도를 잠재울 수 있는 대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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