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날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됐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진 영향이다. 이날 상승세로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8.18포인트(1.28%) 상승한 1만7213.31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32.62포인트(1.64%) 오른 2022.19를, 나스닥지수는 86.31포인트(1.85%) 뛴 4748.47을 각각 기록했다.
전날 시장에서는 ECB 통화정책 직후 부정적 견해가 커졌다.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종전 0.05%에서 제로(0)로 낮추는 등 시장의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ECB의 부양책보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에 더 주목한 영향이었다. 전날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직후 마련된 가지화견에서 “향후 금리를 더 내려야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날 시장에서는 드라기의 발언보다 ECB가 내놓은 부양책에 다시 초점이 맞춰지면서 ECB 부양책의 파급 효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ECB가 초강력 부양책을 내놓은데다 현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진행 중인 중국에서도 완화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도 긴축 행보에 서둘러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게 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는 15~16일 진행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는 6월 FOMC 금리인상 가능성도 한 달 전보다 2% 줄어든 51%로 보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오름세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6센트(1.7%) 상승한 배럴당 3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WTI는 주간기준으로 7.2% 올라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게 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가 유가 상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IEA는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상승세를 지적하며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출을 재개한 이란의 증산량이 예상보다는 적었고 지난달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의 산유량이 감소했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원자재 수익률을 나타내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0.7% 올라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농작물 가격도 수요 증가 전망으로 4년래 가장 긴 오름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