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뒤면 전 세계 300만명 로봇 상사 모셔야 할 것”

입력 2016-03-10 15:10수정 2016-03-1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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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프리랜서 전문직 일자리 기반 ‘긱 경제’도 위협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많은 함의를 갖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장인물 중 하나인 최택으로 인해 ‘천재성’을 가진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재부각됐던 바둑 기사라는 직업. 첫 대국에서 이세돌이 진 결과는 어쩌면 로봇과의 대결에서 점점 경쟁력을 잃게 되면 없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로봇이 상징하는 자동화, 무인화는 아마도 많은 직업을 없앨 것이다. 그 결과를 예상하다보면 산업혁명 당시의 러다이트 운동이 떠오르게 마련. 자동화 기계의 등장으로 수공업이 무너지자 노동자들은 기계를 파괴하는 걸로 거부했다. 물론 새로운 산업이 생기고 이에 따른 노동 수요가 생기면서 러다이트 운동은 역사 속의 사건이 됐지만 로봇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명확해졌다.

이미 일자리의 ‘형태’는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비용 투입이 많은 정규직 일자리보다 해당 프로젝트에 필요한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이합집산하며 쓰는 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를 긱 경제(Gig Economy)라 한다. 긱(Gig)은 공연 시 필요할 때마다 불러 모아 일하고 헤어지던 것에서 유래한 말로 임시직 일자리, 프리랜서 일자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 긱 경제마저 로봇에 위협받고 있다. 일자리, 노동의 형태와 방식이 기술의 발전에 따라 눈코뜰새없이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얘기다.

10일 프리랜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서비스를 하는 썸택(Thumbtack)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우버 같은 스타트업에서부터 아마존과 같은 거대 정보기술(IT) 업체에 이르기까지 운전사나 유통 노동자의 자리를 자동화 기기 혹은 드론으로 바꾸고 있으며 변호사나 회계사 등 고용을 보장받고 있는 고숙련 노동자들의 경우도 곧 긱 경제에 편입될 것으로 예측됐다.

썸택의 루카스 푸엔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긱 경제 역시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 몇 년간은 주문형(On-demand) 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우버, 인스타카트(Instacart) 같은 수송 및 배송 기술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이렇게 저숙련 긱 일자리들은 중산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시간이 지나면 자율주행차나 드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동화되고 만다.”고 밝혔다.

▲고객의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우버X 운전자. 우버 등의 일자리도 로봇이 곧 대체할 전망이다.(워싱턴포스트)
옥스퍼드대 칼 베네딕트 프레이, 마이클 A. 오스본 두 박사는 지난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 “향후 20년 미국 일자리의 절반은 전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지난해 가트너는 “2018년까지 전 세계 약 30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로봇 상사(robo-boss)’를 모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레스터의 J.P.가운더 애널리스트는 “지금부터 2025년 사이에 일자리의 16%는 자동화 기술에 의해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물리적인 로봇의 고장 수리를 하거나 유지하는 전문가 직업군은 더 자동화된 세상이 오더라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옥스퍼드대의 오스본 박사는 “고도의 창의성과 감성지식이 요구되는 직업이 자동화 시대에도 가장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예로 아이들에게 사회적 지식의 수준을 높이는 교육을 하는 교사 같은 경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업이라고 봤다. 보고서에서 자동화로 인해 없어질 위험군 직업으로 본 것은 텔레마케터, 세무 대리인, 시계 수리공, 보험상품 설계사, 항만이나 창고 중개업자, 수학 기술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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