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회계감리가 회사당 평균 25년에 한번 꼴로 돌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체 사건도 200건에 달해 회계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감리한 회사 수가 총 131사로 전년(89사) 대비 42사(4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적체사건은 2014년 말 207건에서 지난해 192건으로 줄었고 이에 따라 감리 주기도 41년에서 25년으로 단축됐지만 여전히 감리주기 장기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표본감리는 66건, 혐의감리는 47건으로 각각 전년과 비교해 78,4%, 46.9% 늘었으며 위탁감리는 10% 감소했다.
표본감리는 표본추출 방식으로 감리대상을 선정하며 혐의감리는 외부 제보 등에 의해 혐의사항을 사전에 인지한 후 감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위탁감리는 한국공인회계사회가 비상장사에 대해 감리를 실시한 후 위반사항이 있는 경우 금감원에 이첩해 이뤄진다.
애초 금감원은 지난해 150여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를 감리할 계획이었지만 131건에 그쳤다. 2010년 이전 2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감리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2013년 동양그룹 사태, 이듬해 세월호 사건 등으로 감리 인력이 한쪽에 쏠리면서 대상 기업이 계속 축소돼왔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회계 감독부서를 개편하고 표본감리 중 테마감리 실시 비중을 확대해 소요 시간을 단축시켰다. 오류 가능성이 큰 회계 이슈를 사전에 예고하고 실시하는 테마감리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감리 지적률은 51.9%로 전년보다 12.1%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3~5년 주기로 감사보고서를 들여다보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긴 테마감리 주기와 150곳에 못미치는 대상기업 수 등 테마감리를 통한 ‘선택과 집중’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상장사가 금감원 감리를 한 번 받으면 10여년 이상 다시 숨어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외국 사례처럼 공인회계사회에 감리 업무를 분담하거나 자체 인력을 충원하는 등 방식으로 감리 대상기업 수를 늘리고 주기를 단축시켜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