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직관이 앞설까. 컴퓨터의 자기학습력과 체력이 앞설까.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펼쳐진다.
이번 대국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9ㆍ10ㆍ12ㆍ13ㆍ15일 매일 오후 1시에 시작한다. TV 중계로 해설이 진행되는데 이번 대국은 특별한 점이 있다. 사람과 사람의 대결이라면 진행자와 해설자가 바둑 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번 대국은 시스템 전문가가 알파고의 추론 과정을 설명해 어떻게 다음 수를 두는지에 대한 설명이 추가된다. 알파고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대국을 보는 새로운 볼거리다.
◇이세돌이 이긴다 = 이 9단이 알파고보다 앞서는 점으로는 인간의 직관력과 감각이다.
바둑은 장기와 체스와는 달리 경우의 수가 많고 변수가 다양한 게임이다. 착수하는 지점이 총 361곳이고, 첫수 이후 주고받는 경우의 수가 약 14만가지에 달한다. 또한, 말마다 특정한 움직임이 없이 자유롭게 어디든지 바둑돌을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의 경우의 수는 수치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 이런 점에서 이 9단의 직관이 발휘된다면 알파고가 절대 이길 수 없다.
특히 이 9단은 정석보다는 변수에 능한 편이다. 만약 대국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가 나온다면 승기는 이 9단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이 9단도 지난 8일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5대 0으로 이길 것”이라고 승리를 장담했다. 이 9단은 “자연스럽게 변칙적인 수가 필요하면 두겠지만, 억지로 만들어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알고리즘을 100% 이해는 못 했으나 어느 정도는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러 변칙을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는 의미다.
◇알파고 이긴다= 알파고의 최대 강점은 피로를 느끼지 않는 점이다. 또한, 기계이기 때문에 인간과 달리 겁먹거나 긴장하지 않는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CEO 역시 “사람이 이 9단과 마주 앉아 상대한다면 누구나 긴장하겠지만, 알파고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알파고는 자가학습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시스템이 향상되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약점도 있다. 세계 최강으로 칭송받고 있는 이 9단을 처음 상대하는 만큼 개발자도 모르는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사비스 구글 CEO도 “시스템을 여러 차례 테스트해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알고 있으나 이번 대국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약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최강자의 기량을 극복할 수 있을지 파악하는 것도 이번 대국의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