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분양꽃?...'일정 잡기도 어려운데…'

입력 2016-03-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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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봄철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는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3월들어 전국에 16년 만에 최대 물량의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총선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를 앞둔 건설사들이 시장분위기를 확인하며 일정을 조절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는 3만1530가구가 쏟아진다. 수도권 20곳 1만2908가구, 지방은 26곳으로 모두 1만8622가구다. 전달보다 4배를 넘어서는 물량이자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늘어난 공급량이다.

당초 업계는 이달 전국에 16년 만에 동월로는 최대치인 4만 가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도권과 지방에 각각 2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시장의 분위기가 총선에 쏠려 ‘내집마련’ 홍보가 수요자들에 제대로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앞다퉈 물량을 털어내려는 움직임이었다.

지난달 수도권을 상대로 시작된 주택대출 심사 강화가 총선 이후인 5월 전국으로 확대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시장이 빠르게 위축될 경우 분양시장 역시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작용해서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수도권을 대상으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가동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전년 동월대비 약 40% 가량 빠져 5000건을 간신히 기록했다. 냉각된 시장에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달 15일 기준 86주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그러나 공급과잉과 수도권 지역의 대출규제 강화 등 주택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질 경우 미분양 폭탄 등 시장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대출규제로 인한 주택시장 약세장이 계속될 경우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광주ㆍ용인ㆍ화성ㆍ평택 등 경기권은 분양시기를 4월 총선 이후로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분양시기에 대한 고민은 이번주 시장에 공급되는 분양 물량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이달 첫 주 전국의 아파트 공급량은 전 주 대비 큰 폭 늘어 5700가구를 넘어섰지만 둘째주 들어 적게는 2500여 가구, 많게는 3367가구로 떨어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이 마수걸이 분양에 나서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당초 3월을 첫 분양일정으로 잡았지만 대우건설은 지난 2월 공급 예정이었던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총선 등 시장 분위기를 재점검하기 위해 일정을 미뤄왔다. 해당 단지는 오는 18일 견본주택을 개관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성수기인 만큼 이달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었을 것”이라면서도 “3월 초순으로 잡았던 물량을 하순으로 재조정하거나 아예 4월 총선 이후로 미루는 움직임이 있어 3만여 가구를 넘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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