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규모 45% 검토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호텔롯데 상장 주관사는 공모 규모를 45%까지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기업공개(IPO)를 할 때 공모주 규모가 20~30%인 것을 고려하면 대규모 물량이다.
호텔롯데 상장 주관을 맡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 확보, IPO 흥행, 국민 참여확대, 일본 롯데의 지분비율 감소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해 공모 규모를 최대한 늘리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가 40%를 넘기면 공모 총액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는 호텔롯데의 시가총액을 10조원 중반대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을 14조원으로 가정하면 45% 공모 시 6조3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2010년 삼성생명의 4조9000억원이 역대 최고 공모 총액이었다. 당시 삼성생명의 전체 주식의 22%를 공모했다.
호텔롯데의 공모 비율 확대 검토는 신주 발행 중심으로 회사를 상장하려는 계획과도 연관이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시 30~40%의 지분을 신주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일본 롯데 측의 지분 비율은 60%대를 밑돌 수 있다.
기존 주주가 내놓는 주식인 구주매출 비중은 최소화한다. 호텔롯데의 주주 99%가 일본인 것을 고려하면 구주매출 비중을 높일수록 일본 롯데가 막대한 차익을 얻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내부 전쟁에서 형에게 완승한 신동빈 회장은 이제 대외에서도 투명 경영 실천으로 명분을 챙길 때”라고 평가했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롯데그룹은 국내에서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이밖에는 지난해 11월 호텔롯데가 잠실 면세점 사업을 잃은 것도 공모 규모 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권을 잃기 전에는 호텔롯데가 상장으로 7조원 이상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호텔롯데의 상장 예정일은 5월 중순으로 관측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결산이 끝나는 대로 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