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날씨와 한 여름에도 녹지 않고 바다를 떠다니는 유빙이 가득한 극지에서 안전한 바닷길을 조사하기 위한 첫 항해가 시작된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9일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해역이 아닌 바다, 남극의 바닷속을 알기 위한 해양조사를 시작한다고 28일 밝혔다.
그동안 남극권을 항해하는 우리 선박(해양조사선, 원양어선 등)들은 유빙, 바다의 깊이 등을 안내하는 해도가 없어 안전항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12월 국내 원양어선인 썬스타호가 남극에서 유빙에 의해 좌초됐던 것도 이러한 바닷길 정보가 부족해서 발생한 사고였다.
국립해양조사원은 극지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에 필요한 항행정보 제공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바다지형과 깊이를 알기위한 수심측량, 유빙․정착빙 조사 및 해안선 측량을 장보고기지 주변 52㎢ 일대에 걸쳐 2020년까지 실시해 해도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번 남극 조사는 국립해양조사원과 극지연구소가 공동으로 진행하며 2011년 12월 25일 남극 유빙에 갇혀 절망에 떨던 러시아 어선을 구조한 계기로 ‘남극의 산타’라는 별명을 얻게 된 우리나라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조사선의 역할을 수행한다.
남극은 일 년 중 약 한 달, 하루 4시간 정도만 조사가 가능한 극한의 자연조건으로 해도제작에 4~5년의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조사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아직 상세한 해도가 없어 항행에 어려움이 있는 남극해역에서 우리가 제작한 해도로 우리선박 및 국제선박이 안전하게 항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국제 사회에도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