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택 ‘공급 과잉론’의 ‘과잉’을 경계한다

입력 2016-02-2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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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헌 사회경제부 기자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급과잉론’ 때문이다.

2014년 하반기부터 분양 물량이 쏟아졌고, 지난해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물량이 공급된 만큼 2∼3년 뒤에 집값이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그것이다.

때문에 올 들어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이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15일 기준 86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주택 매매량은 급감했고 미분양 물량은 증가했다.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시장의 선제 대응을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지나친 경계론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도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분양시장이 위축됐던 2006∼10년은 평균적으로 가구 수의 2.3% 정도의 신규 주택이 공급(준공)됐다. 하지만 시장이 악화됐던 2011∼14년은 1.9%로 낮아진 뒤 지난해 2.3%로 회복됐다. 이는 공급과잉 우려와는 달리 최근 몇 년 동안 오히려 시장에 물량이 부족한 과소공급 현상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우려가 커지며 이미 건설사들은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을 크게 줄이며 조절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사상 유례없는 전세난으로 서민들의 ‘집없는 고통’은 극심하다. 일각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재원 문제로 무한정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출퇴근 거리가 먼 서울외곽 지역에 내 집 마련을 서두른 수요자들도 적지 않다. 금리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는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에게 여전히 긍정적이다.

우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작정 공급과잉론을 펼치며 시장에 공포심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전세난이 현재보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지 않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서민들을 월세로만 내모는 것은 주거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대출금도 못 갚을 상황에서 월세를 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현재 내수를 떠받치는 게 그나마 주택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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