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거세지는 女風

입력 2016-02-1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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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3곳 중 1곳 여인천하…국내 제약사는 여성CEO 거의 없어

▲최근 아시아 4개국 지사장으로 선임된 김은영(왼쪽) 한국엘러간 대표와 김미연 한국알콘 대표.
다국적 제약사가 잇따라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여성 CEO가 거의 없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엘러간은 지난달 김은영 한국엘러간 대표이사를 아시아 4개국 신임 지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한국지사를 비롯해 싱가포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지사를 총괄케 된다. 그는 이화여대 약학대학과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년간 헬스케어 분야에서 근무한 전문가로 엘러간의 아시아 지역의 성장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안과 전문 계열사 알콘의 한국 대표로 김미연 전 한국노바티스 부사장을 선임했다. 이들 외에도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 배경은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대표, 박혜선 한국BMS 대표 등도 국내 다국적 제약사의 여성 CEO로 임명됐다. 특히 김옥연 한국얀센 대표는 국내 다국적 제약업체들의 모임인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여성 CEO가 늘어나면서 KRPIA 35개 회원사 중 여성이 대표인 곳은 무려 11곳. 다국적 제약사 3곳 중 1곳은 여성 수장이 회사를 이끄는 셈이다.

이처럼 다국적 제약사에 여성 CEO가 주목받는 것은 국내와는 다른 기업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영업과 생산·연구·개발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는 제품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이 주 업무인 만큼 여성 CEO가 되기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인 여성 CEO 대부분이 약대 출신인 만큼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과 생산이 주력인 국내 제약사와는 달리 마케팅을 중심으로 하는 다국적 제약사에선 여직원 비중이 높는데, 이것이 임원의 성비로 이어진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면 국내 제약사도 다국적 제약사처럼 여성 CEO가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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