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증시포인트]쉬어야할 때 못 쉬었다

입력 2007-05-31 08:32수정 2007-05-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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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가 증권거래 인지세 인상 여파로 급락했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증시만 홀로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장중 20포인트가 넘는 조정폭을 모두 회복하며 막판 반등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전날 국내증시가 '바로미터'격인 중국증시와 같은 흐름을 보이지 않고 반등한 배경에는 M&A 모멘텀과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력이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다.

M&A 모멘텀은 국내 '빅3'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의 CEO 박종수 사장으로부터 나왔다. 그가 언급한 '대형증권사 인수에 관심있다'는 얘기가 증권주들의 폭등을 불러왔고, 이는 코스피지수의 하락세를 방어하는데 효과적인 재료가 됐다.

이와함께 개인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2109억원)과 코스닥시장(135억원)에서 모두 실탄을 쏟아부었다.

이를 바탕으로 30일 증시가 중국 등 주요국 증시와의 '디커플링'(비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상승세를 지속하는데 성공했지만, 연속성은 미지수다.

무엇보다 전날 급등 재료였던 M&A 모멘텀이 일시적 재료에 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제'(?)의 기자간담회에 배석했던 기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되새겨보면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사장의 발언은 'CEO 차원의 아이디어'라는 원론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다.

대우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전날 M&A 모멘텀으로 급등했던 주요 대형증권사들도 모회사나 대주주의 의지 등을 고려할 때, 당장 M&A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많지 않은 곳들이다.

결국 중국의 잇따른 과열 해소 정책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반등을 이끌어낸 국내증시의 힘은 놀랍지만, '남들 다 쉬는 동안에도 올랐다'는 부담감 또한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과열 국면을 해소할 건전한 조정의 기회를 또 놓쳤다는 것이다.

금일 새벽녘에 전해진 미국증시 소식은 반가운 일이다. 미국증시는 중국증시 급락이라는 악재를 딛고 다우를 또 사상최고치에 올려놨다.

이러한 미국증시 강세 소식은 31일 국내증시의 출발을 가볍게 해 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시장의 급락세 지속 여부도 장중 변동성을 좌우할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31일 국내증권사들의 시황전략 요약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중장기적인 조정까지는 상정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그 동안의 기술적 과열과 이번 과세 조치의 영향으로 중국증시가 단기 이상의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우리증시의 조정 압력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나 한·중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훼손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이번 국면은 중장기적 상승 과정에서 꼭 필요한 건전한 조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단, 과열 징후가 너무나 농후했던 증시에서 정상적인 흐름보다 한참 늦게 찾아온 조정이다. 투자전략 역시 그 만큼 늦춰 잡는 것이 바람직한 시점이다. 약한 미세 조정에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이고, 만일 증시가 충분한 조정 없이 상승세로 빠르게 복귀할 경우 기존의 점진적인 차익실현 전략을 고수함이 바람직해 보인다.

▲한양증권 홍순표

전일 국내 증시의 극적인 장중 반등 흐름을 고려할 때 향후 상승 기조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은 유지할 필요가 있겠지만,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내 증시는 그동안 중국의 긴축정책, 증권거래 인지세 인상 등과 같은 악재에 상승 반응하면서 그동안 상당한 피로도를 누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술적으로도 전일 국내 증시의 장중 반등으로 RSI는 여전히 80%대를 유지하면서 과매수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는데 실패했다. 따라서 국내 증시의 상승 기조가 유효하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단기적으로 중국 증시의 추이를 비롯해서 연준의 FOMC의사록 공개에 따른 미국 증시의 반응 등 대외 변수들의 결과를 점검하며 국내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동양종금증권 이현주

중국증시가 예상 외로 급락하긴 했지만 올해 6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는등 기술적 부담이 높았다는 점에서 건전한 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증시 하락으로 기존 주도업종의 수익률 둔화 및 순환상승 단절로 연결될 수 있고, 벨류에이션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단기 조정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전일 산업활동 발표로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더욱 강화됐고, 개인과 연기금 등 내부 유동성 확충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IT와 금융업종 등에 대한 매수우위 전략이 바람직할 전망이다.

▲부국증권 임정현

펀더멘털이나 밸루에이션상 1600선 위는 정상가격 범주를 뛰어넘는 오버슈팅구간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물론 국내증시가 중국증시의 행보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겠지만 상황악화( 중국증시의 변동성확대 가능성 )를 반드시 감안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의외로 심각한 가격조정 내지는 급격한 가격급등락이 전개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어떤 조정양상이 전개되더라도 (국내증시나 중국증시나 모두 ) 중장기 낙관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조정기간을 저가매수의 호기로 활용하는 자세가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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