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정부ㆍ회계법인 등 구성된 피해조사 요청키로… "바이어ㆍ근로자 손실도 타격"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기업과 정부, 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피해조사팀 구축을 정부에 제의하기로 했다.
정기섭<사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발표한 피해지원 대책 이외에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받기 위한 기업 손실 등을 되도록 빨리 파악할 것"이라며 "1차적으로는 기업 피해조사를 정부에 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주기업들과 정부, 회계법인 등으로 구성된 피해조사팀이 각 기업들이 제출한 피해 상황을 취합해 추산하는 방식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 같은 제의를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때는 통일부가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들의 피해실태조사서를 받아 손실 규모를 파악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당시 입주기업들의 손실 규모는 1조566억원 수준으로 직접설비투자액, 원부자재 손실 등을 합한 개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보다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인만큼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입주기업들은 직접적인 손실도 문제이지만, 숙련된 근로자와 바이어 문제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A입주기업 대표는 이날 비상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무엇보다 가장 아까운 건 경쟁력 있는 공장을 만들기 위한 숙련된 근로자들을 일시에 잃게 된 것"이라며 "상당한 세월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고 하소연했다.
B입주기업 대표는 "설비와 재고, 원부자재 손실도 손실이지만,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하면서 신뢰를 쌓았던 바이어들과의 관계도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기업하는 사람들의 생명은 신뢰인데, 누가 더 이상 개성공단에서 물건을 구입하려고 하겠는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 회장은 "이날 비상총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지원대책에 대해 입주기업들의 의견을 물었더니 모두가 대단히 부족하고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아무리 북한을 압박한다는 좋은 목표를 갖고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이 상식"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