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기관의 몰수, 국유화 등에 기인한 점유의 박탈'은 보상 대상 제외
개성공단 폐쇄로 수백억 원대 자산 손실이 우려되는 현대아산이 보험금도 못받을 처지에 놓였다.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선언한 이후 북한마저 공단을 폐쇄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12일 현대아산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하면서 최대 120억원을 보상받을 수 있는 현대해상의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에서 숙박시설인 송악프라자를 비롯해, 송악프라자 내 면세점, 한누리 주유소 등을 운영해왔다. 이 자산 규모는 무려 4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현대아산이 현대해상을 통해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은 국가 정책으로 영업이 중단됐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산종합보험은 대형 사업장에서 발생 가능한 다양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화재보험, 기계보험, 기업휴지보험, 배상책임보험을 하나로 통합한 상품이다.
재물위험담보 약관에 따르면 상품은 화재, 낙뢰, 폭발, 지진, 폭풍우, 우박, 항공기 또는 차량에 의한 손해, 연기, 붕괴, 자동살수장치 누수, 폭력, 침입에 따른 도난 등 사고에 대해 보상한다.
그러나 약관 가운데 '보상하지 않는 손해(공통)' 내용에는 '적법한 기관의 몰수, 국유화, 징발, 수용에 기인한 영구적 또는 일시적 점유의 박탈'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과거 금강산 관광 사업이 중단됐을 때와 달리 이번엔 우리 정부가 먼저 영업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국가 정책으로 벌어진 상황인 만큼 현대해상이 보험금 지급 면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물보험의 경우 국가 명령에 따라서 영업이 중단됐을 때 개성공단이 아닌 국내에 사업장을 둔다고 해도 보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현대아산이 가입한 현대해상 상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현대해상 측에서 약관 검토를 진행 중인 만큼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아산 측은 "현대해상은 이르면 다음주 보상 관련한 최종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