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조 굴리는 사모펀드, 자본시장 마중물이지만 투자리스크는 커

입력 2016-02-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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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곳의 사모펀드(PEF) 국내에서 처음 출범했다. 당시 약정액은 4000억원이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PEF 출범 11년이 흐른 지난해 PEF의 약정액은 58조원으로 성장했다. PEF가 국내 자본시장의 큰 손인 셈이다.

아시아 PEF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달에는 홍콩계 PEF 어피니티가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업체 로엔을 카카오에 1조8700억원에 팔았다. 어피니티는 투자 기간 2년 6개월만에 1조20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이 PEF는 2014년에는 글로벌 3위 PEF KKR과 함께 산 오비맥주를 5년 만에 세계 1위 맥주회사 AB인베브에 되팔기도 했다. 당시 차익은 4조원을 웃돌았다.

작년에는 글로벌 40위권이 홍콩계 PEF RRJ캐피털이 45억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아시아에서 단일 PEF로는 ‘KKR 아시아 펀드’(60억 달러)에 이은 2위 수준이다.

PE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최근 5년간 자금 조성액이 44억 달러로 세계 67위에 올랐다. 국내 대기업 거래에서는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한앤컴퍼니가 대표 주자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7조원을 들였다. 신흥 강자인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어 팬오션을 품었다.

PEF의 성장세만큼 투자 리스크도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PEF는 수익률을 연 15~25%를 보장해야 기관들의 관심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평가다. 올해 자본시장이 불안정과 기업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PEF의 활동에 기관 투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PEF들은 기업 가치가 바닥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의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해운과 시멘트, 조선업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업종의 성장세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PEF의 투자 리스크도 그만큼 큰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지분을 가진 씨앤앰, 코웨이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온라인 동영상 시장이 성장하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은 성장성은 정체돼 있다. 시장의 관심도 많지 않다. 씨앤앰은 매각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웨이는 렌탈 시장이 국내에 한정돼 있어 매각가 3조원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 중국 가전기업 하이얼이 코웨이의 인수를 포기한 것도 가치보다 매각가가 높은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PEF의 고수익, 고위험 투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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