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통과하면 삼성그룹 '독일까 약일까'

입력 2016-02-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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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계류 중인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이 본회의 통과 땐 삼성그룹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원샷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부 조항은 계열사 재편작업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1일 재계와 시장에 따르면,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원샷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더라도 긍정과 부정의 효과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원샷법은 부실 징후가 높은 정상기업이 부실에 빠지기 전 기업 간 사업 교환 , 신사업 추진, 업종 전환 등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체적인 시각은 이번 국회의 원샷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그룹이 계열사 재편작업에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업황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 작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곳 모두 대규모 손실을 내며 사업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곳이다. 이 때문에 이번 원샷법을 계기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 작업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선제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 등의 자구계획이 진행되고 있어 시점은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9월 합병을 추진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매수청구가 한도를 넘어서면서 무산됐다.

전용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샷법은 지배구조 개편에 도움을 주기 위한 법 보다는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을 사전에 기업들이 조치해 추가적인 부실 방지에 더 목적을 두고 있다"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의 경우도 업황이 나빠지거나 부실이 커진 사례로, 원샷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으로 편입된 삼성카드도 혜택이 기대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37.5%) 지분을 매입해 총 72%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주총을 열 필요가 없는 간이분할합병 범주에 들어오게 됐다. 원샷법은 기존에 발행주식 90%를 보유해야 하는 간이분할합병 요건을 3분의 2로 대폭 완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조항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원샷법은 합병신주 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존속회사 주주가 소규모 합병을 막을 수 있는 반대주식 비율을 현행 발행주식총수의 20%에서 10%로 오히려 강화했다. 이 때문에 재계와 시장에서 소문으로 돌던 삼성전자와 삼성SDS 간 합병은 더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샷법에서는 소규모 합병의 반대주식을 더 강화한 측면이 있다"며 "이 경우 삼성전자가 삼성SDS나 삼성전기 간 합병을 추진할 경우 총 발행주식의 10%만 반대 서면으로 제출해도 무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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