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성과연봉제] 노조 반발… 눈치만 보는 시중은행들

입력 2016-02-0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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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은 성과주의 도입을 선언한 정부와 이에 대해 완강한 거부의 뜻을 밝힌 금융산업노동조합 사이에서 눈치만 보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성과주의 도입 방안을 금융공공기관부터 권고하고, 이를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시켜 성과주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산하 기타공공기관은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예탁결제원이며, 수출입은행은 기재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주택금융공사는 금융위 산하 준정부기관에 속한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내고 “임금체계는 노사가 자율로 결정할 문제지 국가가 개입하고 통제할 권리는 없다”며 “금융위의 초법적 임금통제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분명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공공기관은 지난해부터 규모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 적용함에 따라 금융공기업들은 이미 대부분 평균 3%보다 낮은 2%의 임금인상률을 통보받은 상태”라며 “금융위의 이번 결정은 이마저도 더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정부의 이같은 부당개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철회하지 않을 경우 성과연봉제 확대를 거부하고 초법적 임금통제를 분쇄하기 위해 총력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들은 노정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특히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방식이 마련돼 있지 않아 무리하게 성과제 비율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평가 방식부터 객관화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정성적 평가 항목이 워낙 많은 점이 걸림돌이다. 게다가 무리하게 성과제를 도입했다가 실적 우선주의로 인한 소비자 피해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

은행들의 성과주의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음에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호봉제 기반의 임금 체계가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 간 실적 차이가 나더라도 임금 차이는 크게 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보신주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투데이 조사결과 은행간 1인당 순이익 격차가 평균임금 격차보다 4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순이익과 평균임금의 표준 편차를 계산한 결과 순이익은 2336만원으로 나왔고, 평균임금은 567만원으로 측정됐다.

이는 은행들의 평균임금이 은행별 1인당 순이익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히 은행권 임금체계가 성과와 무관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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