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방만경영 49건 무더기 시정 조치
금융감독원이 방만 경영을 일삼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를 겨냥해 채찍을 꺼내 들었다.
금감원은 작년에 실시한 생보협회와 손보협회 정기검사를 바탕으로 총 49건(경영유의 31건, 개선 18건)의 제재사항을 지적해 지난 11일 개선 조치를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협회비 운용과 설계사, 대리점 관리 등에 집중했다.
검사 결과 생보협회와 손보협회 모두 연차휴가보상금을 근로기준법과 달리 과도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연차휴상보상금 산정 최대일수는 25일로, 시간당 지급률은 1/209이다.
그러나 두 곳 모두 연차휴상보상금 적용 일수 한도를 정하지 않은데다, 시간당 지급률도 높게 책정했다. 그 결과 생보협회는 45일 미사용 연차에 대해 1860만원을, 손보협회는 38일 미사용 연차에 대해 2000만원을 지급한 사례가 각각 적발됐다.
또한 급여성 수당제도 항목에서도 여전히 과잉복지를 암암리에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보협회는 개인연금보조비(월 최대 18만원), 자기계발비(연 80만원) 등을, 손보협회는 가계연금수당(월 12만원), 가족 문화 활동 보조비(분기 20만원) 등을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직원 대출제도 규정에서 명시한 금리(6%보)다 세 배 낮은 2% 저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측은 “유사한 복리후생 제도를 통·폐합 해야 한다”며 “회사 예산으로 개인연금까지 지원하는 것은 과잉복지라는 이유로 폐지하는 사회적 추세에 비춰 볼 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생보협회, 손보협회 모두 대리점과 설계사 관리에 소홀한 것으로 지적됐다.
작년 6월 말 기준 생보협회에 등록된 보험설계사 중 80세 이상 90세 미만의 설계사가 172명, 90세 이상은 4명에 이르렀다. 손보협회는 80세 이상 90세 미만이 575명, 90세 이상이 36명으로 더 많았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3개월 내에 개선에 대한 조치를, 6개월 내에 경영유의에 대한 조치를 취한 후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사항별로 개선 계획서를 검토해 해당 자료를 금감원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 역시 “구체적인 방향은 총무 등에서 정하는 거라 아직 개선 방향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기간 내에 개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