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上高下低)’ 흐름…중소형주 약진에 상위그룹 시총비중↓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코스피는 연초대비 2.4% 오른 196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4.8%의 낙폭으로 장을 마친지 1년 만에 다시 상승장으로 전환한 것이다. G20(주요 20개국) 증시 중에서의 상승률도 2014년 19위에서 올해는 8위로 개선됐다.
◇ 코스피 ‘상저하고(上高下低)’…중∙소형주 약진=올해 국내 증시는 ‘상저하고(上高下低)’의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초저금리’와 ‘초이노믹스’,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등의 호재 속에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4월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 흐름을 보였다. 상반기 결산일이었던 6월말 코스피지수 2074포인트는 전년대비 8.3% 오른 수치다.
반면 하반기에는 △글로벌 성장둔화에 따른 국제유가 약세 △중국 경기∙증시 불안 △9년 반만에 이뤄진 미국의 금리인상 부담 등으로 8월 24일 1829포인트까지 떨어지며 1800선을 위협받았다. 다만, 연말에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하반기의 낙폭을 어느정도 만회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124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51조원 늘었다. 이는 공모(IPO)시장 활성화 등에 따른 것으로 시가총액이 연간기준 1200조원대에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해 코스피는 중∙소형주가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형주 시가총액이 915조원으로 24조원 증가에 그쳤지만 중∙소형주의 시가총액은 199조원에서 246조원으로 47조원 증가했다. 시가총액 전체에서 중∙소형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로 전년대비 3%p 늘었다.
반면 상위 10대 그룹의 시가총액은 678조원으로 전년대비 41조원 줄었다. 이들 10대 그룹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0%로 집계돼 2014년(54.0%)보다 7.0%p 감소했다. 상위 10대 그룹의 시총 비중은 2012년 58.4%, 2013년 56.2% 등에 이어 3년째 감소하고 있다.
10개 그룹 중에서는 LG(+15.3조원), 롯데(+3.8조원), GS(+2.3조원), 한화(+4.7조원) 등 4개 그룹의 시가총액이 각각 증가했고 삼성(-20.9조원), 현대차(-14.9조원), SK(-15.1조원) 등이 감소했다.
◇’시장활성화’ 일부 달성했지만…투자 3주체 모두 ‘팔자’=올 한 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4000억원, 거래량은 4억6000만주로 집계돼 ‘시장활성화’라는 당국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주요 시장주체가 모두 순매도를 기록한 점은 아픈 부분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4조원)보다 1조4000억원(35%) 증가했고, 일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1억8000만주(64%) 증가했다. 거래소 측은 가격제한폭 확대와 액면분할 활성화 노력, 정부의 배당활성화 정책 등이 거래대금∙거래량 증가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의약∙내수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 경기민감주는 약세를 보였다. 산업별 지수(21개)는 의약품(+88.1%), 화학(+44.7%), 음식료(+36.2%) 등 11개 지수가 평균 23.8% 상승했고 운수창고(-28.5%), 철강금속(-21.0%) 등 10개 지수는 평균 11.6% 하락했다.
한편,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주요 수급 3주체’는 모두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3년간 순매수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올해 4년만의 대규모 순매도로 전환하며 하반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 기관은 연기금의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투신과 금융투자가 매도세로 일관해 전체 방향성을 매도우위로 돌렸다. 개인은 7년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밖에 2014년 63조4000억원이었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원본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4년만에 순유출세가 진정됐다. 고객예탁금은 2014년 16조1000억원에서 올해 21조4000억원으로 5조3000억원 증가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